해진解縉(1369~1415)의 자는 대신大紳으로, 강서江西 길수吉水 사람이다. 땅 좋고 인물 많기로 유명한 이곳은 송대의 대문호 구양수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문인이 정치하는 것은 식초를 앞에 둔 것과 같은데, 그것을 마시는 유형은 대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그나마 똑똑한 부류로 맛을 보자마자 입을 떼고 과감히 용퇴하는 부류이고, 또 다른 종류는 별로 똑똑하지 못해서 일단 많이 마셔놓고 더 마실수록 난리를 치며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부류다. 그리고 나머지 한 부류는 자기가 똑똑한 줄 알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안팎으로 곤란하기만 하고 결국 본전도 못 찾는 사람들이다. 해학사는 대충 세 번째에 속하거나 아니면 그보다도 못한 부류로, 잘해야 정치인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