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7

양현자명본지령 [조조는 야심을 최대한 억제하다]

조조의 양현자명본지령讓縣自明本志令은 일명, 술지령述志令이라고도 합니다.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내뱉었다는 뜻으로, 조조를 연구하는 분들이 꽤나 큰 의미를 부여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조는 헛된 명성에 연연하며 대의를 놓치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선포했습니다. 원술, 원소, 도겸 등이 헛된 명성에 연연하며 사방의 적을 스스로 불러온 사례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합리적이면서 원초적인 자신의 본능을 억누를 줄 알았던 조조이기에 이런 글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양현자명본지령은 천자가 내린 현 세 곳을 사양하며 스스로 자기 뜻을 밝힌 포고령이며, 삼국지강의 1권 2강 간웅의 수수께끼 편에서 발췌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여러 번역본이 있는데 삼국지 강의의 것이 가장 정확한 ..

동아시아 역사 2022.12.19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흔히 접하기 힘든 기행문 형식의 책입니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님이 월간중앙에 기고했던 글들을 정리해 묶은 책이라 시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형태도 아닙니다. 독특한 전개가 주는 신선함 만큼은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권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은 삼국시대와 5호16국 시대가 주제입니다. 무대는 주로 관중이라 일컫는 중국의 중심부입니다. 두 번째 권은 강남의 낭만과 비극이란 제목인데 남조의 역사, 세 번째 권은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이란 제목으로 북조와 당나라 초기를 다룹니다. 이중 제가 읽은 건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 시리즈 1편(삼국시대, 5호16국시대)입니다. 이 책들을 읽기 전에 위진남북조 시대 전체를 먼저 접해보는 것이 좋을 ..

동아시아 역사 2017.11.07

삼국지 방통은 오나라(손오) 유명인사, 명사로 유명했던 방사원

삼국지 방통은 오나라(손오) 유명인사, 명사로 유명했던 방사원 방사원龐士元(삼국지 방통, 龐統)이 오나라吳 땅에 가자 손오 땅 사람들은 모두 그를 친구로 삼았다. (1) 삼국지 방통은 육적陸績 (2), 고소顧劭, 전종全琮 (3) 등을 만났는데 이 사람들을 평하여 말했다. "육자陸子(육적)는 이른바 둔한 말이지만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쓰임새가 있다. 손오의 고자顧子(고소)는 이른바 둔한 소이지만 무거운 짐을 싣고 멀리 갈 수 있다는 쓰임새가 있다." 오나라의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신의 비평에 따른다면 육씨 쪽이 낫다는 것인가요?" (손오의 일부를 대상으로 나눈 이야기) 삼국지 방통은 말했다. "둔한 말은 비록 발은 좀 빠르다 해도 한 사람밖에 실어 나를 수 없소. 둔한 소는 하루에 백 리 밖에 못 가지..

동아시아 역사 2016.12.09

위나라 문장가 하안의 동성애와 오석산(중금속) (삼국지 일화)

위나라 문장가 하안의 동성애와 오석산(중금속) (삼국지 일화) 삼국지 일화. 하안의 동성애 세설신어 하평숙(평숙은 위나라 문장가 하안의 자)은 용모가 아름다웠으며 얼굴이 유달리 희었다. 위 명제明帝는 그가 얼굴에 분을 바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마침 여름날에 그에게 뜨거운 떡을 주었더니, 그것을 먹고 땀을 잔뜩 흘렸다. 그가 붉은 옷으로 땀을 닦으니 얼굴이 다시 희어졌다. ※ 부분하랑溥粉何郞 - 하안의 얼굴이 분을 바른 것처럼 하얗다. (오석산의 영향도 있음) 자치통감資治通鑑 위나라 문장가 하안은 자신을 좋아했다. 백분白粉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걸을 때는 자기 그림자를 쳐다봤다. (자기애와 동성애) 삼국지 배송지 주 하안의 부인이 그의 어머니 패왕태비沛王太妃(위나라 문장가 하안은 하진의 손자이자 조..

동아시아 역사 2016.12.02

조조가 한나라 헌제를 끝까지 모셔야 했던 이유? [삼국지]

조조가 한나라 헌제를 끝까지 모셔야 했던 이유? [삼국지] 순욱이 조조에게 제시한 천자를 높여서 받들고, 공평무사하며, 정의를 크게 선양하라는 삼대 강령은 전방위적으로 조조의 개인적 야심을 억제했습니다. (한나라 마지막 황제, 헌제의 자리에 욕심내지 말라는 의도도 있었음) 그리고 마음이 언제나 황실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고와, 장군의 숙원이 천하를 바로잡아 회복하려는 데에 있다는 이 두 마디는 마치 조조 자신이 한 말에 자신을 옥죈 것과도 같아서, 그가 평생 감히 한나라 헌제를 대신하여 서슴없이 황제라 칭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조조는 자신의 야심이 부풀어 올랐을 때 그들에게 원한을 품었는지도 모릅니다. 순욱은 핍박을 받아 자살하였으며, 모개도 하옥되어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동아시아 역사 2016.11.18

삼국지 배송지주로 인용된 위진세어 (찬술 시기, 일문)

삼국지 배송지주로 인용된 위진세어 (찬술 시기, 일문) 찬술 시기위진세어의 찬술 시기도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삼국지 배송지 주에서 간보干寶(?~336)와 손성孫盛(302~374)이 위진세어의 고사를 많이 채록하여 그들의 진서晉書를 지었다는 기록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진서는 간보의 진기晉紀와 손성의 진양추晉陽秋를 말한다. 진기는 동진 명제明帝 태녕太寧 3년(325)에 찬술되었고, 진양추는 동진 폐제廢帝 해서공海西公 태화太和 5년(370)에 찬술되었다. 따라서 위진세어는 진기가 찬술된 325년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다고 판단된다. 위세민魏世民은 현존하는 위진세어 일문의 기사記事 중에서 가장 늦은 것이 서진 말 회제懷帝, 민제愍帝 때이므로, 곽반이 서진 말에 진 황실을 따라 강남으로 건너간..

동아시아 역사 2016.11.06

창천항로, 삼국지 적벽대전 [만화가가 그린 환상의 적벽]

창천항로, 삼국지 적벽대전 [만화가가 그린 환상의 적벽] 소설 삼국지연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한 인터뷰를 위해 보내져 온 한국 독자의 창천항로 평을 읽고 조금 놀랐다. 연의라고 하는 허구의 이야기가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들어보면 일본도 같은 경향이라고 한다.그러고 보면, 연의라고 하는 세례를 받지 않은 나에게도 이 연의의 환상은 여러 번 나타나 성가신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마도 삼국지에 대해 쓰인 대부분 글이 이 환상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환상의 정도가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일막이 적벽대전이다. 유비와 손권 측의 관계자로부터 천하의 대전이라 이야기되는 이 전투. 정사의 본문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선주(유비)전에서는, 단지 55단어, 연의..

동아시아 역사 201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