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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1. 7. 18:46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흔히 접하기 힘든 기행문 형식의 책입니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님이 월간중앙에 기고했던 글들을 정리해 묶은 책이라 시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형태도 아닙니다. 독특한 전개가 주는 신선함 만큼은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권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은 삼국시대와 5호16국 시대가 주제입니다. 무대는 주로 관중이라 일컫는 중국의 중심부입니다. 두 번째 권은 강남의 낭만과 비극이란 제목인데 남조의 역사, 세 번째 권은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이란 제목으로 북조와 당나라 초기를 다룹니다.


이중 제가 읽은 건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 시리즈 1편(삼국시대, 5호16국시대)입니다.

이 책들을 읽기 전에 위진남북조 시대 전체를 먼저 접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적어도 제 경우엔 이 시기를 먼저 알고 읽었기에 문맥들이 여러 의미로 다가왔었죠.


1장 업도 기행편(5호16국)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업도가 이름 없는 시골 마을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것은 그로부터 400년 후 북제가 망하게 되면서였다. 즉, 위진남북조 시대와 더불어 등장했다가 그 시대와 더불어 도성으로서 역할을 다한 고도 업도!"


전 이 문장을 읽다가 북주의 공격을 받아 멸망한 북제의 마지막 황제 고위가 생각났습니다.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중국 삼국지, 오호십육국 시대]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박한제


먼저 당대 지식을 알고 읽었기에 남다른 느낌을 받은 건 저뿐만은 아닐 테죠.


중국 현지를 답사하며 찍은 많은 사진도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근거 없는 작은 소문들의 근거도 확인할 수 있으니 더 좋고요. 실제로, 삼국시대 조조의 의총 유적지라 알려진 곳들이 실제론 5호16국 시대 이후인 북주, 북제의 것들이라고 합니다.


현지를 답사한 사람만이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요.


이 책에선 제갈량의 농사, 혁련발발의 통만성 등 나름 굵직한 이야기들을 기행문 형태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행문의 한계점일까, 별로 궁금하지 않은 주변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그 동네 사람들이 친절한 것까지 저는 알고 싶지 않거든요.

역사적 흐름과 지식을 얻고 싶었으나 이 책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주변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

주변 이야기가 ...

현대 중국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저는 궁금하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읽다 보면 처음에 드는 신선함은 곧 사라집니다.


기행문 자체로는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기행문은 그 사람의 체험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에 의의가 있겠으나, 이 책을 통해선 간접 체험마저도 힘듭니다. 기행문이라 그런가 책에 언급되는 시대적 사항들도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하면 볼 수 있는 것들뿐이네요.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 오호십육국[중국 삼국지, 오호십육국 시대]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 박한제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 기대감이 계속 사라져요. 삼국시대나 5호16국시대 유적들을 많이 접하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책값도 비쌉니다. 제가 굳이 2, 3권을 보지 않은 건 그 이유 때문입니다. 약 260페이지인데 16,800원이에요. 제가 요즘 보는 중국의 역사 수당오대란 책은 15,000원입니다.


사진 때문에 인쇄비가 많이 나와서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사진들도 딱히 많은 건 아닌데, 바이두에서 검색해 보니 더 보기 좋은 사진들이 많더군요. 요즘 시대에 컬러 사진을 책에 많이 삽입하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도서 정가제 때문에 책값이 올랐는데, 컬러 사진까지 들어가면 값이 더 오르니, 컬러 사진을 빼고 책값을 낮추는 게 나아 보여요.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은 역사적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박한제 교수님의 체험을 간접적으로 느끼기에도 부족합니다. 박한제 교수님께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 두 마리 모두 놓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에게 이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편(삼국시대 5호16국)을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중국 삼국시대, 5호16국을 다룬 책 (영웅시대 빛과 그늘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