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협천자 뜻,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한다 (삼국시대 조조와 원소)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6. 12. 4. 07:30

평생 시달리다가 말년에 조금 편안했던 한나라 헌제 유협평생 시달리다가 말년에 조금 편안했던 한나라 헌제 유협


6강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다"

(조조는 헌제를 옹립(협천자)한 뒤 자신은 대장군의 위에 오르고 황제의 이름으로 원소에겐 태위와 업후鄴候로 봉합니다. 원소는 이에 항의했고 조조는 대장군의 위를 원소에 양보합니다)

 

조조는 당연히 원소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며, 원소와는 언젠가 공개적으로 사이가 틀어질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협천자가 원인) 그러나 원소의 이번 소란은 상상했던 것처럼 사정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했습니다.


"네가 어린 황제를 장악했다고 해서, 대장군을 맡았다고 해서, 천하가 네 것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마라. 당치도 않지!"

실제로 원소도 조조의 말을 듣지 않았고 원술도 듣지 않았으며, 여포와 장수 같은 작은 군벌들도 듣지 않았으니, 저 멀리 떨어져 있던 유표와 손책은 더는 말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황제라는 깃발은 무기를 결코 대체할 수 없었으며, 천하는 아직 힘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모두 조조가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 협천자'했다고 말한다면 틀린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그는 이런 수완도 없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모개의 건의는 '천자를 받들어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하라'였지, 결코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라'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표현은 본질적으로 구별됩니다.


- '받들다'는 '높여서 받들다', '지켜서 보호한다'는 의미이고,

- '끼다'는 '양옆에서 붙잡다', '이용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한다는 말은 지방이 중앙에 복종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며, 제후들을 호령한다는 말은 다른 사람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천자를 받들어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하는 것, 협천자'는 정치 강령으로서, 그 목적은 국가 통일의 실현입니다. 반면에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는 것'은 정치 책략으로, 그 목적은 개인 야심의 실현입니다. 이 두 표현을 어떻게 섞어서 하나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 ... 공명 선생 ...아 ... 공명 선생 ...

7강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임자다

원소의 모사 두 명이 이 말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저수이고 한 사람은 전풍입니다.


  • 저수 표현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며, 전사와 군마를 길러 입조하지 않는 자들을 토벌하라 (삼국지 원소전, 헌제전)"였고,
  • 전풍 표현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면 사해四海를 쉽게 평정할 수 있다(삼국지 무제기, 헌제춘추)"였습니다.


(중략) ... 조조는 관리의 임명과 지역 기반의 확대는 물론,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자들을 토벌하고 정적들을 공격하는 일 등을 모두 황제의 명의로 할 수 있었고, 불의조차도 정의의 이름으로 내세울 수 있었습니다. 협천자했기 때문이죠.


그의 라이벌들은 매우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조조에게 반대하려면 황제에게 반대한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천자 측근의 간신'을 친다는 깃발을 내걸어도, 조조가 직접 황제의 이름으로 간단하고 당당하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헌제를 휘둘렀던 조조. 유협은 유비가 살려주길 바랬을텐데 ...


예를 들면 후일 원소가 조조를 치려고 하자, 저수와 최염은 모두 "천자가 허현에 계시니", 허현에 대한 공격은 "도리를 어기는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제갈량도 조조에 대하여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고 있으니, 그와는 참으로 드러내놓고 다툴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조조는 발 빠르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것입니다.


(중략) ... 사실 '천자를 받들어(협천자)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한다''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한다'는 결코 모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의 통일을 수호하려면 국가의 분열을 초래하는 제후들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만 하며,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무리를 없애야 합니다.


조조와 원소의 목적은 같지 않더라도 실정과 결과는 같습니다. 이 일은 조조의 입장에서도 절대 모순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개인 야심은 이미 국가의 통일이라는 대업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조는 자신의 야심을 실현하려면 국가를 통일해야 하고, 국가를 통일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야심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략상 공개적으로는 '천자를 받들어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하는 것'이 필요했으며, 전술상 비공식적으로는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는 것'도 무방했던 것입니다.


협천자란 이렇습니다.


'천자를 받들어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하는 것'은 구호요, 깃발입니다.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는 것'은 수단이요, 카드입니다.


언제 깃발을 올려야 하고, 언제 카드를 꺼내야 하며, 언제 '천자를 받들어 불충한 신하들을 호령하고', '언제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해야 하는지, 그는 마음속으로 대단히 분명하게 알고 있었으며, 전혀 힘들이지 않고 그 일들을 해냅니다.



유비가 환생해 조조로 탄생유비가 환생해 조조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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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게 그 말인 거 같은데 명분에 따라 의미가 갈리니 민감한 정치적 사항임은 분명했겠네요. 조조가 천자를 이용한 사항에 대해선 여러 글이 있었는데 이만큼 확실하게 정리한 글은 처음입니다. 그리고 동탁은 과연 황제가 되려 했을까 ... 네. 정말 그랬을 겁니다. 그렇다면 역사는 다르게 흘러 갔을 겁니다.


출처 - 삼국지 강의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