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바람이 너무 심해서 갑판 위에서는 서로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으며 더더구나 작은 돛조차도 올릴 수가 없었다. 배가 바닷물을 많이 뒤집어썼기 때문에 바닥의 물기를 퍼내느라 일을 계속해야 했다. 바다에 계속 비바람이 몰아쳐서 연이어 물을 뒤집어썼기 때문에 우린 침몰당하여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 저녁 무렵 이물[船首]과 고물이 파도에 거의 떨어져 나갔고 선수船首 사장斜檣마저 헐거워져서 이물 전체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이물을 몽땅 잃지 않으려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으나 배가 심하게 요동치고 집채만 한 파도가 연이어 우리를 덮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우리는 파도를 벗어나기 위한 더 나은 방도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앞 돛대의 돛을 조금 느슨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명과 배와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