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제갈량은 어떻게 자신을 포장해 성공했을까?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5. 19. 20:21

많은 사람이 제갈량은 삼국 시대 촉나라의 승상이자, 유비가 세운 촉한의 실질적인 총수로 알고 있습니다.


사소한 일도 직접 처리했고, 많은 직책을 겸임했으며, 성격은 치밀하며 꼼꼼했습니다. 유선은 황제가 되자 제갈량을 상부相父라 불렀으니, 사실상 촉한의 권력은 모두 그의 손에 있었습니다. (이것도 다들 아시겠죠)


제갈량은 자신을 포장하고 마케팅하는 방법으로 이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유비가 자신을 외면하지 못하도록 훌륭하게 포장하고 홍보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시대에 와룡과 봉추로 유명했던 방통을 통해서 말이죠.


방통은 외모가 별로였지만, 재능과 지식만큼은 다른 사람보다 우월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을 포장해 알릴 줄 몰랐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현령县令에 그쳤죠. 이마저도 유현덕과 장익덕이 큰 그림을 그리던 그를 알아보지 않았다면, 시시한 노인으로 늙었을지 모릅니다.


자, 이젠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제갈량이 어떻게 자신을 포장하고 마케팅했을까요? 그 방법은 누구에게 배웠을까요?


한낮 시골 촌부가 어떻게 세상을 향해 자신을 알아보라 소리쳤을까요? 군웅이 할거하던 시기엔 조용했던 그가 삼국 쟁패 시대가 되자 숨겨놨던 송곳으로 세상을 뚫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마케팅도 여전히 유효했죠. 그에 대한 미담은 아직도 회자하고 있으니깐요.


제갈량의 성공 마케팅


제갈량의 마케팅 수단 1 : 유명인과의 친분


제갈량의 집안은 낭야의 망족(잘살다가 망해버린 집안)입니다. 숙부 제갈현이 살아있을 땐 그럭저럭 형편이 좋았지만, 그가 사망한 이후엔 완전히 기울어, (당시 제갈량 16세) 제갈량은 스스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야 하는 형편이었죠.


똑똑한 제갈량은 이 와중에도 중요한 법칙 하나를 잊지 않았습니다.


"유명 인사와 친분을 맺고 그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한다"


결정적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자신을 관중, 악의와 비유했으나 주변의 냉대는 쉽게 가시질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부족한 사람이라며 가망 없다고 했으나, 결국 제갈량을 알아보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났습니다.


곧, 서서, 최주평, 사마휘, 방덕공, 황승언 등과 교류하며 자신의 유명세와 지명도를 올립니다. 나중엔 유비를 떠나던 서서가 제갈량을 추천했고, 이를 계기로 유현덕과 만납니다.



제갈량의 마케팅 수단 2 : 이슈 만들기


유명인과 친분을 쌓은 제갈량에게도 인맥(혈연관계)은 부족했습니다. 이점을 채우는 데 필요한 것이 결혼이었죠. 결혼.


제갈량 입장에선 유명인들의 입을 통해 알려질 이슈론 이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곧, 머리는 노랗고 피부도 검지만 재능이 출중했던 황승언의 딸, 황월영과 결혼합니다.


제갈량과 황월영의 결혼은 제갈량 친구들, 즉 당대 지역 유명인들을 통해 널리 알려집니다. 재능이 뛰어난 남녀의 만남은 좋은 가십거리였으니깐요. 수경선생(사마휘), 서서 등이 제갈량 공명이란 이름을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삼고초려도 그의 사업 아이템



제갈량의 마케팅 수단 3 : 유비의 약점을 파고들다


유명 인사들과 친해지기, 황월영과 결혼하기에 성공한 시기쯤, 인재 영입에 목이 말랐던 유황숙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지금 중국 사람들도 잘 아는 옛말이 하나 있습니다. 


욕금고총欲擒故纵 : 더 큰 것을 잡기 위해 작은 것을 놓아준다


만약 제갈량이 유비의 출사 요구를 단번에 수락했다면 그의 가치가 그토록 높진 않았을 겁니다. 삼고초려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였죠.


유비가 제갈량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침 여행 중이라 만나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방문 땐 제갈량 대신 다른 친구들과 동생 제갈균을 만났죠. 세 번째 방문 땐 잠자는 제갈량을 깨우지 않고 반나절을 방 안에서 기다렸습니다. 유비 스스로 제갈량을 존중할 수밖에 없도록 각본을 잘 짠 셈입니다.


유비는 제갈량을 잘 알지 못했고, 그의 능력을 검증해야 했습니다. 근데 이 과정 전에 유비의 마음속엔 제갈량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가득 차게 되었죠. 제갈량은 인재 영입에 목이 말랐던 유비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들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사업주 유비를 설득한 제갈량



제갈량의 마케팅 수단 4 : 매력적인 제안서를 만들어 마음을 얻다


제갈량을 만난 유비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습니다. 명성은 헛되지 않은지, 대사를 이루기 위해 함께할 사람이 맞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군사와 정치는 잘 모르지만 사람 보는 눈은 있었기에 그의 능력을 시험합니다. 처지가 바뀌어 제갈량은 유비의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봐야 했죠.


제갈량은 출사하기 위해 자신의 제안서를 제시합니다. 이력서는 따로 준비하지 않고, 융중대를 설명하며 제안서의 실현 가능성을 설파하죠. 천하를 셋으로 나누고, 삼국이 정립되는 과정을 말입니다.


그러나 제갈량에겐 계획을 실현할 물적 자원이 없었어요. 산중 시골인 융중의 누추한 집과 세상 사람들이 믿어줄지도 모를 천하 삼분 계책만 유비에게 소개했을 뿐입니다. 동시에 유비를 포함한 그 일행에게 재능이 넘치는 자신의 초라한 입장도 토로합니다. 큰 뜻과 재능을 보유한 자신을 유비란 영웅이 품어야 한다고요.


결과, 마침내, 유비 일행은 그를 중용하겠다 결심합니다.


관우 장비를 멀리한 제갈량



제갈량의 마케팅 수단 5 : 우회상장. 이미 존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유비는 정말 황숙일까요? 제갈량에게 사실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황실의 종친인 유비와 그를 받드는 충신 제갈량이 중요했습니다. 이점을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죠. 그러나, 여전히 이들에겐 물적 자원이 부족했고, 유비의 황숙 컨셉도 잘 안 먹혔습니다. 그래서 제갈량은 황숙이란 직함을 이용해 무언가를 뺏기로 합니다.


제갈량은 황숙 유비를 앞세워 뺏을만한 곳을 탐색했고, 결과적으로 촉나라를 세웁니다. 제갈량은 촉나라의 대부분 실권을 차지하며 개인의 성공도 쟁취하죠.


사실, 관우와 장비 세력을 변방으로 보내 고립되도록 만들었기에, 이 과정이 깨끗한 건 아닙니다.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선택했던 좋지 않은 방법이었습니다.


위촉오 삼국 시대 지도



글을 마치며, 난세에 나타난 영웅 제갈량은 마케팅 전략에 능했던 사람으로 당대, 후대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했습니다. 결정적 기회를 잡으려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는데, 그 핵심은 태평성세를 만들고자 했던 멋진 제안서(융중대)였습니다. (사실, 이것도 노숙의 것을 많이 베낀 것으로 보이는데...)


어린 시절 집안이 몰락해 삶의 역경에 처했지만, 성공하려는 방법을 구상해 실현했습니다. 수세기를 앞서 혁신적 아이템으로 성공한 대표적 인물이 제갈량 아니겠습니까?


글의 배경 : 诸葛亮是如何做营销推广的? [클릭]



참조1. 노숙과 제갈량 융중대(천하 삼분 지계)의 차이점 [클릭]

참조2. 제갈량의 융중대와 그가 살던 곳은 어디일까?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