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찬탈한 환현을 죽이려 했던 사촌 환수 [어머니 유부인이 막아내다]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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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현桓玄이 제위를 찬탈하려 했을 때, 환수桓修(환현의 사촌 동생)가 환현이 자기 어머니 처소에 있는 것을 틈타 그를 습격하려 했다. 유부인庾夫人(환수의 어머니)이 말했다.


"너희는 사이좋게 지내면서 나의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한다. 나는 그 환현을 친자식처럼 길렀으니, 이런 일을 자행하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


환현. 환온의 아들이자 초나라 황제환현. 환온의 아들이자 초나라 황제

(출처 : 桓玄)


유효표의 주해.


환씨보桓氏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환충桓沖(환수의 아버지, 환온의 막냇동생)은 나중에 영천潁川 유멸庾蔑의 딸을 부인으로 맞았는데, 그녀의 자는 요姚이다.'


진안제기晉安帝紀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환수는 젊었을 때 환현에게 업신여김을 받았으며 환현은 말할 때마다 항상 그를 멸시했다. 그래서 환수는 깊이 원한을 품고 은밀히 환현을 죽이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환수의 어머니가 말했다.


"영보靈寶(환현)는 나를 어머니처럼 여기고 있는데, 너희는 어찌하여 골육끼리 서로 해치는 것을 자행하려 하느냐."


그래서 환수는 그 계획을 그만두었다.


세설신어 구극仇隙(서로 원수怨讐처럼 지내는 좋지 않은 사이)편 8화

세설신어 下, 안길환, 명문당, 572p~573p


환현은 환온의 막내아들로 어려서부터 천재적 기질을 발휘하던 영재였습니다. 형들의 양보로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그는 환온의 아들임을 증명하듯, 다시 동진의 일인자로 올라섭니다. 그렇지만 사촌인 환수와의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환현은 그 좋은 머리를 꼼수 부리는 곳에도 많이 썼습니다.


환초의 영역. 환현의 초나라환초의 영역. 환현의 초나라

(출처 : 桓楚 (中国历史政权))


특히 환현은 재물욕이 많았는데, 환수와의 불화 이유가 뭔진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의 탐욕과 연관되진 않았나 추측할 순 있습니다.


환현은 초왕楚으로 봉해지고 구석九錫을 받은 뒤 보위에 오릅니다. 그의 재물욕은 황제가 된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는데, 무슨 지저분한 수를 써서라도 좋은 집과 물건은 꼭 빼앗고야 맙니다.


환수와의 일화는 그가 겪었던 인간관계에서의 안 좋은 면 중, 단 한 사례에 불과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환현은 명사들을 무시했고 탐욕스러운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만약 아버지의 가업을 잇지 않고 다른 형의 밑에서 장군으로 활약했다면 동진과 환씨 일가의 운명도 함께 바뀌지 않았을까요. 환수와 환현의 이 일화는 환현의 편협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겁니다.


환초를 무너뜨린 유유의 북부병환초를 무너뜨린 유유의 북부병

(출처 : 360doc)


ps1. 유유가 거병하여 환현을 도주하게 만들었을 때, 수도 인근의 환씨들은 붙잡혀 주살 당했습니다. 환수도 이때 목숨을 잃지만, 환현은 붙잡히지 않고 열나게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측건데, 북주에서 관직을 맡던 환현의 아들 환탄은 이즈음에 열나게 북쪽으로 도망쳐 겨우 살아남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ps2. 망국애사 - 살아남은 그녀에게, 성한주 이세의 누이(혹은 딸)

환현의 사촌 동생 환수가 제위에 오른 환현을 죽이려 하자 그의 어머니가 만류해 그만두었는데, 환수의 생모는 환온에 의해 일족 중 주멸 당한 자가 많았던 유庾 부인이었다. 당시의 세족은 어떻게든 얽히고설켜 버렸는데 환씨의 경우 그 극점을 보는 듯하다. (심지어 성한의 이씨와 동진 제실에까지 미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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