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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행차와 낙남헌 행사, 혜경궁 홍씨 회갑잔치 (수원화성박물관)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1. 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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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행차와 낙남헌 행사, 혜경궁 홍씨 회갑잔치 (수원화성박물관)


수원 백성에게 베푼 혜택 (낙남헌 양로연과 별시)


지팡이든 흰머리 노인들 앞뒤로 모여드니

해동의 낙남 연회 화기가 넘치누나

바라노니 노인들 백 세의 장수 누리시고

자궁께 만만년 장수 빌며 술 따르고 절해주오


- 홍재전서 권6 시2, 수원행차한 정조가 노인들을 위한 잔치에서 읊은 시


수원행차 낙남헌 혜경궁 홍씨[정조 수원행차]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를 위한 행행.


낙남헌에서의 양로연

윤2월 14일 오전, 정조가 낙남헌에서 영의정 홍낙성洪樂性 등 수원행차를 수행한 노대신老大臣 15명과 수원부의 노인 총 384명에게 양로연을 베푸는 장면이다.

이 잔치에 초대받은 화성부 노인의 명단에 따르면, 관료가 9명, 80세 이상의 노인이 208명이고, 61세 노인이 168명이었다. 이 중 90세 이상의 노인도 16명이나 되었다.


정조는 어머님이 회갑을 맞이하는 기쁨을 수원유수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더 나아가 자신이 펼치고자 하는 백성을 위한 정치가 수원을 중심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가기를 기대했다.


수원화성박물관 왕실 잔치 회갑연[정조 수원행차]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를 위한 행행.


낙남헌에서의 과거시험 합격자 발표

1795년 윤2월 11일 아침부터 수원부와 인근 지역의 선비와 무사를 대상으로 낙남헌에서 문무과 별시를 거행하였다.


문과 응시자격은 수원을 비롯하여 광주, 과천, 시흥의 유생으로 한정하였다. 무과 응시자격은 지난 2월 수원부에서 초시를 치러 합격한 수원을 비롯한 4곳의 사람들과 수원부 교졸로 하였다. 이는 수원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선비들과 무시들을 등용하여 지역주민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정조의 배려였다.


이날 문과에 합격한 사람은 생원 최지성(40세, 수원) 등 모두 5명이고, 무과는 친군위 김관(37세, 수원) 등 모두 56명이었다.

오후 2시경부터 문무과 합격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의식인 방방의가 이루어졌다. 정조는 융복을 입고 참석하여 합격자에게 합격증서와 함께 어사화를 내려주며, 술과 예물도 하사하였다.


천년만의 경사, 혜경궁 홍씨 회갑연


"내후년은 바로 우리 동방에서 처음 맞이하는 큰 경사가 있을 해로, 내가 천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원행을묘정리의궤 연설, 1793년 1월 19일


"화성에서 진찬하는 날에 읊조리어 잔치에 참여한 여러 신하에게 보여서 만년 축복의 정성을 부친다."

- 원행을묘정리의궤 권1, 어제시


혜경궁 홍씨 회갑연 회갑잔치 낙남헌[화성능행도 중 봉수당진찬도] 낙남헌과 봉사당에서 펼친 행사


봉사당에서의 회갑잔치

윤2월 13일 아침 8시 45분경, 예복을 입은 혜경궁 홍씨의 등장과 함께 궁중음악이 흐르며 봉수당진찬연이 시작되었다.


이날의 주인공인 혜경궁은 '오늘의 이 경사를 주상과 더불어 만백성과 함께하겠노라'며 친정 식구를 비롯하여 참석자들과 맘껏 잔치를 즐겼다. 또한, 아들 정조를 비롯한 수많은 문무백관과 백성들의 경하를 받으며 기뻐하였다. 화려하고 성대한 잔치는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수원행차 수원행사 조선 정조[정조 수원행차]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를 위한 행행.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는 정조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는 아들 정조가 술잔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봉수당 앞마당에 펼쳐진 무대에서는 궁중음악에 맞춘 궁중무용이 공연되는 가운데 만인지상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 무릎을 꿇고 술잔을 올리는 감동적인 모습이 펼쳐졌다. 종일 국왕의 효심에서 우러난 천년 만의 경사를 지켜보던 신하들과 백성들이 모두 감격했다.


정조는 2년 전부터 이날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했다. 드디어 이날 어머니에게 올린 술잔에 모든 회한을 풀어내었다.

도성을 벗어난 최초의 왕실잔치 (낙남헌 행사 후 회갑연)


크나큰 복록으로 새로운 명을 맞이하니

생황 불고 퉁소 불어 청춘을 머물게 하리

땅은 간화에 부합해 삼축 소리 비등하고

해는 유홍절에 이르러 육순에 올랐도다

내빈 외빈은 그대로 꽃 핀 숲의 모임이요

동반 서반은 꽃보다 고운 사람들일세

해마다 오늘같이 즐겁기만을 원하노니

장락당 안에는 술이 몇 순배나 돌았는고


1795년 화성행궁의 봉수당에서는 궁중음식이 차려지고 궁중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궁중무용이 공연되며 도성을 벗어난 최초의 왕실잔치가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이날 왕실잔치답게 진찬연에 참석한 왕실과 내외빈뿐만 아니라 일반 군사들의 잔치상도 마련되었다.


봉사당 낙남헌 혜경궁 홍씨 수원행차[정조 수원행차]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를 위한 행행. 위 그림은 채화


무대를 장식하는 꽃 말고도 무대 위의 여령, 악사, 초대 손님까지 모두 머리에 꽃을 꽂았으며, 진찬상과 손님들에게 마련된 잔치상의 음식에도 꽃이 장식되었다. 이러한 꽃을 궁중채화라고 하는데, 궁중행사의 목적에 맞게 비단, 모시, 종이 등으로 제작하여 장식하는 조화다.


왕실 연회의 종류와 등급을 규정짓는 상징물로 음식상에 올려지는 채화를 상화라고 한다.


잔치의 주인공인 혜경궁의 진찬상에는 자기 그릇에 담긴 70종의 궁중음식과 소별미(일종의 다과상) 12종이 올려졌으며, 42개의 상화로 존엄을 표시하고 장수를 기원하였다.


또한, 국왕 정조를 비롯한 내외빈, 문무백관 등에게 차려진 잔치상에도 역시 품계에 따라 종류와 수량을 달리하여 상화가 장식되었다. 궁중상화를 비롯한 궁중채화는 아름답되 사치스럽지 않게 성대한 왕실잔치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수원행차와 낙남헌 행사, 혜경궁 홍씨 회갑잔치 (수원화성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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