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북애자가 밝힌 강한 나라의 요건 3가지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5. 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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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늘이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여 수백 년 뒤로 놓아두기만 한다면, 곧 나는 우리나라 옷을 입고 청나라 언어를 구사하며,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에 올라앉아 청나라 황제를 설복하여 우리가 같은 조상의 후손임을 얘기하고 그 이해득실을 나열할 것이니, 조선과 더불어 요만遼滿과 유영幽營의 땅에 나란히 웅거하여, 북으로는 야인野人을 꾀어 선봉으로 삼고, 동으로는 왜倭와 연합하여 그들로 하여금 남쪽의 천한 종족들을 휘어잡게 하자고 할 것이다.


무릇 그러한 후에야 조선의 강성함은 다시 살아날 것이요, 한나라의 거만함은 좌절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조선의 형세가 저무는 해를 따라가듯 하기에 단지 허약함만을 돌보아서는 떨치고 나와서 힘을 쓰는 것은 생각도 못 해 볼 것이며, 수백 년이 지나지 않아 조선은 반드시 강한 이웃에게 다시 패망할 것이니,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누가 능히 지탱하겠는가!


내가 일찍이 말하기를 강한 나라의 요건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였으니,


그 첫 번째가 땅이 넓고 산물이 풍부한 것이고,

그 두 번째가 사람이 많으면서 화합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항상 그 본바탕을 지키며 자기의 장점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는 지리적 이익과 사람의 화합 및 본바탕의 보전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은 지리적인 이익을 얻었으나 온전한 것이 못 되며, 사람들은 화합을 잃은 데다 본바탕을 망각하고 있으니, 이것은 만세에 걸친 근심이라 할 것이다. 지리적인 이익을 얻었으나 온전한 것이 못 된다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삼전도의 굴욕 1637년삼전도의 굴욕 1637년


무릇 조선의 땅은 북으로 대황大荒과 연결되어 있으니 곧 얼어붙은 하늘과 빙판 같은 땅이 우리의 퇴로를 끊고 있고, 서쪽으로는 몽고와 접하니 만 리에 뻗친 사막이 우리의 왼쪽으로 뻗은 팔뚝을 끊고 있으며, 서남으로는 한나라 땅과 인접하여 있으나 태산의 험준함이나 장강의 큰 물줄기 같은 경계가 없기에 곧 그 형세가 나아가 공격하기는 쉬우나 지켜 방어하기는 어려우며, 동남으로는 큰 바다에 가로막혀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땅이다.


한나라 사람들은 만 리에 뻗친 철옹성 같은 땅에 자리 잡고 살면서 수많은 종족을 포용하여 이들로 그 무리로 삼고, 베와 곡식을 축적하고 1백만의 군대를 훈련해 이로써 부강함으로 삼으며, 항상 들을 건너고 바다를 뛰어넘어서 서쪽의 먼 변방까지 침략하여 들어갔다. 때때로 뛰어나게 강인하고도 굳세어 굴하지 않는 자가 나타나 북방에서 떨치고 일어나면, 곧 뒷날의 우환을 염려하여 반드시 와서 으르고 공격하였다.


왜倭는 바다 1만 리의 크고 작은 섬에 제각기 살면서, 유사시에는 쉽사리 자신을 보호하다가 무사하면 곧 순풍에 배를 몰아 마음대로 와서 노략질하니, 마치 마루 아래의 등에가 항상 골치인 것과 같다.


만약 우리가 항상 강하여 쇠퇴함이 없으면 곧 한나라 선비들을 눌러 그 땅에 군림하고 왜구를 배척하여 그 바다를 봉쇄할 것이니, 가히 천하를 호령하며 세상을 주머니 속에 넣고 주무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의 기세가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곧바로 적의 병사가 멀리로부터 말을 몰고 와서 온 나라를 짓밟고 백성들을 노략질하며 고을을 불사를 것이니, 이것이 소위 지리적인 이익은 얻었으나 온전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규원사화 만설 편


1. 북으로 이민족, 동쪽으로 일본을 구슬려 남쪽의 천한 종족을 휘어잡자는 글이 나옵니다. 이는 을사오적 같은 친일파를 노리고 쓴 것으로 추측되네요. 19세기에 등장한 책이니만큼 친일파에 대한 분노가 강했을 겁니다.


을사오적을사오적


2. 삼전도의 굴욕은 1637년, 규원사화 제작 연도는 1675년이라고 하는데, 고작 38년 이후에 청나라 만주족을 같은 민족이라 부르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일제의 만행을 용서할 수 없듯이 당대 조선인들도 청나라에 대해선 적대적이었습니다. 온 국토를 짓밟고 많은 백성을 데려간 청나라에 우호적이라? 싸구려 사극에서나 가능한 설정입니다.


3. 20세기 위작들은 공통으로 후세에 지배를 당하리란 예언을 합니다. 환단고기, 규원사화, 단기고사 같은 책들에 모두 적힌 내용이죠. 규원사화도 다를 게 없네요.


4. 여기서 말한 조선은 고조선을 말하는 것으로 마치 고구려의 영토와 비슷합니다.


5. 20세기 위작들은 공통으로 자학 사관을 갖고 있습니다. 나라에 힘이 없고, 영토는 좁으며 사람도 없고 인물도 없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식의 글을 적는데, 규원사화도 마찬가지죠. 근데, 과연 이게 당대 조선인들의 인식이었을까요? 소중화 사상까지 가졌던 조선인들이 조선이란 나라를 형편없고 한심한 국가라 인식했을까요?


아래는 금대전책에 나온 정조의 말입니다. 한번 보시죠.


우리 조선朝鮮은 하늘의 아름다운 명을 받아 동방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팔도八道로 나눔에 주州와 군郡이 별처럼 늘어서 있고, 사방으로 방어하매 진鎭과 보堡가 바둑알처럼 깔렸다. 소유한 국토는 수천 리를 넘고, 백성들을 잘 기른 지는 수백 년이 되었다.


당대 조선인들에겐 중국, 조선, 일본을 포함한 주변의 몇 개 나라가 세상 전부였습니다. 중국을 제외하곤 두 번째로 큰 나라이니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일제 시기엔 유럽 등을 알게 되니 세상 속의 작은 나라란 인식이 생긴 거죠.


규원사화의 이런 내용은 전적으로 20세기 위작임을 밝히는 글밖에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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