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황종, 소주부의 탐관오리를 제거하다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5. 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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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용호상박의 명장들, 장개충


황종況種 - 큰 것을 잡기 위해 일부러 놓아주다


관리가 청렴하면, 백성들이 편안하다. 역대로 청렴한 관리들은 과감히 사회의 죄악을 없애고 관료사회의 독소를 뽑아냈다. 그들은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고, 배짱과 지모가 있었기에 백성들에게 '청천靑天'으로 존경받았다. 과거 중국에서는 황권이 지고 무상했기에 대대로 '인치人治'를 얘기할 뿐, '법치法治'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바 없었다.


명나라 명신 황종명나라 명신 황종

(출처 : 2013高考荆公变法专题!历史重大事件改革!!)


사람들은 정의와 공도를 찾기 위해 이상화된 관리의 청렴에 기대를 걸었다. 송나라 때의 포증包拯, 명나라 때의 해서海瑞와 황종況種 등이 바로 이러한 청렴 정치의 대표자였다. 다음은 '황청천況靑天'이라 불렸던 황종이 백성들을 위해 그 폐해를 없앴던 이야기이다.


명나라 선종 때에 지방 통치가 혼란스럽고, 탐관오리들이 횡행했는데, 특히 소주 등 몇몇 지역에서는 정무가 많고 힘들어 통치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종, 즉 선덕제가 대신들의 보고를 받은 뒤, 특별히 황종 등, 아홉 명을 지부로 파견함과 아울러 그들에게 황제가 직접 쓴 유지를 주어 상황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되, 일일이 조정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 이에 그들은 밤낮없이 말을 달리거나 수레를 갈아타고 부임했다.


1430년 가을, 황종이 소주부蘇州에 정식으로 부임했다. 그가 소주부에 도착하고 보니 이곳의 상황이 예상보다 더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혹리들이 소송을 장악해 교묘하게 재물을 빼앗고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질렀으며, 무거운 부역을 백성들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이 지역을 제대로 잘 다스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심사숙고한 뒤, 제멋대로 횡행하는 관리들을 뿌리 뽑아 백성들을 위해 폐해를 없애기로 했다. 첫날 출근해서도 그는 공무를 챙기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말주변이 없는 것처럼 마음대로 잡담을 주고받았다. 양쪽으로 둘러선 관리들은 공경하는 듯한 자세를 갖추고 물으면 틀림없이 대답했다.


탐관오리를 탐색하는 황종탐관오리를 탐색하는 황종

(출처 : 江西名人雕塑园——亲吻南昌十四)


그들이 보기에 황종은 어딘가 어벙해 보이고 관청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을 놓았다. 마음속으로 그들은 은근히 좋아했다.


"책상물림이 그다지 대단치 않으니 결국 우리가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이는 법정에 가기 전에 그를 대신해 공문을 처리하고 사건을 심리하기도 했다. 황종은 모르는 체했을 뿐 아니라,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조침趙忱이라는 통관通判은 한술 더 떠서 무례하기 이를 데 없이 공공연히 황종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그런데도 황종은 개의치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자, 여러 관리는 신임 지부를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조심스레 행동하기보다는 오히려 갈수록 못된 짓을 더 저질렀다. 사실 황종의 마음은 거울과 같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두었다.


"만일 내가 그들을 벌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그들은 진면목을 숨기려 할 것이니 그들이 속을 다 내보이게 하는 것만 못하다. 일단 확실한 증거를 잡을 때까지 그들이 어찌 하는지 두고 보자."


황종 판각 작품황종 판각 작품

(출처 : 바이두 이미지)


면밀하고 은밀히 조사하여 황종은 소주부의 세세한 사항까지도 기본적으로 이해하게 됐고, 시기가 무르익자, 조금도 거리낌 없이 이러한 '독소'에 칼을 댔다.


일단 그는 모든 관리를 소집시키고, 자리에 앉자마자,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두 눈에서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평소 그를 대단치 않게 여겨오던 관리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 책상물림이 오늘 왜 이러지?" 바로 이때 황종이 말을 꺼냈다.


"내가 막 소주부에 부임했을 때, 그대들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었다. 해야 할 것은 그대들이 어떻게 해서든 막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떻게 해서든 나를 부추겼다. 오늘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그가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 아랫사람들이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는 것을 보며 다시 말했다.


"그대들 중의 일부는 사사로이 나쁜 짓을 저질러 주머니를 채우고, 조정과 백성들을 돌보지 않으니 그 죄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 그대들이 말해보라, 무슨 죄에 속하는가?"


관리들이 모두 소곤거리며 자신들이 얼마나 깨끗한지 주장했다. 황종이 큰소리로 외쳤다. "제멋대로 구는 것들! 너희들이 아직도 발뺌하는가?" 그리고는 종이 한 장을 꺼내 하나하나, 언제 어디서 누가 얼마만큼의 뇌물을 받았는지 따졌는데, 마치 장부처럼 자세했기에 발뺌할 수가 없었다.


황종묘 유적지의 동상황종묘 유적지의 동상

(출처 : 江西靖安人-况钟“况青天”)


이렇듯 그들의 부패상이 드러나자, 모두 고개를 떨어드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일벌백계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황종은 죄질이 나쁜 여섯 명의 탐관오리들을 죽여 저잣거리에 내다가 사람들이 보도록 했고, 포악한 수십 명의 탐관을 파직시킴으로써 쓸모없고 나약한 무리를 제거해버렸다. 깊이 감복하지 않은 관리들이 없었으며, 다시는 탐욕을 부리지 않았다. 소주 전체의 백성들은 뛸 듯이 기뻐했고, 황 대인을 가리켜 '황청천'이라 불렀다. 이때부터 황종의 이름이 민간에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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