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한나라판 자유 연애 사건, 사마상여와 탁문군 일화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 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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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상여의 자허부


자허부는 한나라 때의 사마상여가 춘추시대에 벌어졌던 일을 빌어서 쓴 부賦이다. 여기에는 자허子虛와 오유烏有선생, 그리고 망시공亡是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다. 물론 이 세 사람은 모두 가공의 인물로, 한대漢代에 사마상여가 자기의 생각을 춘추시대에 강대국인 초나라와 제나라를 배경으로 가지고 서술한 소설인 셈이다.


초나라의 자허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갔더니, 제나라 왕이 자허에게 제나라의 강성하고 위대함을 보이려고 경내의 모든 수레와 기병을 다 동원하여 사냥했다. 사냥을 마치고 즐거워한 자허는 오유선생을 찾아갔다. 이때 오유선생이 자허에게 사냥을 많이 하여 즐거우냐를 물었고, 자허는 사냥을 많이 해서 즐거운 것이 아니고 제왕과의 대화가 즐거웠다고 했다.


사마상여 동상사마상여 동상


자허와 제왕이 대화한 내용은 제왕이 제나라의 광대함을 자랑하는 데서 시작했다. 그리고 제왕이 초나라에서 사신으로 온 자허에게 초나라의 사정을 묻자, 자허는 초나라의 광대함을 운몽雲夢 하나만을 거론하여 초나라가 제나라보다 훨씬 큼을 대답했다.


"초楚나라에는 못이 일곱 개가 있다고 들었는데, 일찍이 그 하나를 보았을 뿐 그 나머지를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신臣이 본 것은 대체로 다만 그 가운데 아주 작고 작은 것일 뿐입니다. 이름하여 운몽雲夢이라고 합니다.


운몽은 사방이 9백 리이고, 그 가운데 산이 있습니다. 그 산은 구불구불한 바닥이 첩첩이 울창하고, 높이 치솟은 능선은 가파른 산길이 첩첩이 벌려 있고, 빽빽한 산봉우리들은 층층이 겹쳐있어서 해와 달이 가려지고 이지러지는데, 서로 섞여서 합쳐지고 나누어지는데, 올라가면 천 개의 푸른 구름이 있고, 끝나는 곳의 못이 가파르고 험합니다.


내려가면 강에 이어지는데, 그 흙은 붉고 푸르며 붉고 흰데, 약한 황백색이 눌어붙어 있습니다. 주석과 벽옥碧玉, 금과 은이 있어서 여러 가지 색깔이 눈부시게 빛나는데, 난용의 비늘을 비추어 문드러지게 합니다."


탁문군. 사마상여의 그녀탁문군. 사마상여의 그녀


이러한 자허의 대답에 제왕이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오유선생은 자허에게 반전하는 질문을 던져서 자허를 부끄럽게 했다.


"말씀이 어찌 이리 지나치십니까! 그대는 천 리를 마다치 않고 제나라에 왔으므로 제나라 왕이 경내의 사람들을 모두 부르고 수레와 기마들을 준비하여 그대와 함께 나가서 사냥했던 것입니다. 힘을 합쳐서 짐승을 포획하여 그대를 즐겁게 하려고 한 것이니 어찌 제왕이 자랑을 떠벌린다고 말합니까?


초나라에 그러한 곳이 없는가를 물은 것은 초나라와 같이 큰 나라의 풍속이 아름다움과 그대의 담론을 듣기를 원한 것인데 지금 초황의 후덕함을 칭송하지 않고 다만 운몽의 광대함만을 추켜세워서 초왕의 무절제한 쾌락을 자랑하고 지나친 사치스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영토의 광활함을 가지고 자랑하고 기뻐했던 자허에게 그보다 더한 덕행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고, 이로써 자허는 오유선생에게 다시 할 말이 없게 되었다. 뒤로 이어지는 망시공의 말은 천자의 도리를 말하는 것으로 맺어지고 있다.


☆ 사마상여의 자유연애 사건


사마상여는 자기가 모시던 양 효왕이 죽자, 성도成都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으나 가난하여서 할 일이 없었다. 마침 평소에 잘 지내던 왕길王吉을 통해 임공臨卭현령 무繆를 알게 되었고, 임공현령을 통해 임공의 거부巨富 탁왕손卓王孫의 집에 가게 되었다.


이때 탁왕손의 딸 문군文君이 남편과 사별하고 친정에 있었는데, 문군은 사마상여의 북을 치는 솜씨를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곧 문군이 밤중에 사마상여에게로 달아났고, 사마상여 역시 문군이 좋아 그녀와 더불어 고향인 성도로 돌아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탁왕손은 크게 화가 나서 달 문군에게 한 푼의 돈도 주지 않겠다고 했으며, 여러 사람이 그를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가난 속에서 살기를 오래 하게 되자 문군은 사마상여에게 사촌형제들에게 돈을 빌리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으니, 이렇게 고생하지 말자고 했다. 이에 사마상여는 문군화 함께 임공으로 갔다.


사마상여와 탁문군사마상여와 탁문군


그리하여 임공에 간 사마상여와 문군은 가지고 있던 말과 수레를 팔아서 술집을 샀다. 문군이 그 술집을 책임지고, 사마상여는 일꾼들과 잡일을 하면서 저자에서 그릇을 닦으며 돈을 벌었다. 이 소식을 들은 탁왕손은 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를 않았다. 한편 이를 안타까워한 형제들과 여러 사람이 탁왕손에게 말했다.


다정한 사마상여, 탁문군 커플다정한 사마상여, 탁문군 커플


"그대에게 자식이라곤 문군을 포함한 1남 2녀뿐이고, 재산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미 문군이 사마상여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고, 사마상여가 비록 가난하지만, 그 사람의 재능은 뛰어나며 그의 재목은 의지하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현령의 손님이지 않습니까? 어찌 그러한 그를 욕되게 하는 것이 이와 같습니까?"


이 말을 들은 탁왕손은 부득이하여 딸 문군에게 가동家僮 1백여 명과 전錢 100만, 그리고 그녀가 시집갈 때의 옷과 이불과 재물을 나누어 주었다. 문군은 마침내 사마상여와 더불어 성도로 내려가서 전택을 사들여 부자가 되어 오래 살았다.


출처 - 위진남북조 시대를 위한 변명, 권중달

그림 출처 - 바이두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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