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책들에 대한 아쉬움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 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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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전쟁, 윤명철, 2004년 초판


1. 맨 뒤 표지

: 우리가 왜 특별히 고대사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까? 원형의 문제죠.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기본 조건 중 하나는 정체성에 대한 자각입니다.


정체성이야말로 존재의 본질을 확신하고, 그것이 시간의 변화나 공간의 이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는 근거와 힘을 줍니다. 고대사는 바로 그 정체성의 원형입니다.


2. 들어가며 중(15P)

: 둘째, ..... (중국은) 즉, 결속력이 강화된 남북한 또는 통일 한국이 만주 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거나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의 입지를 보다 강화하고,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역사적인 정당성과 명분을 획득하려는 적극적인 목적이 숨어 있는 것이다.


3. 들어가며 중(16P)

: 고구려는 우리 민족의 자아 혹은 정체성을 찾고..... 고구려를 통해 '해륙사관'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 역사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다.....


중국 국수주의자의 당나라 지도중국 국수주의자의 당나라 지도

(출처 : 360doc)


☆ 대고구려 역사 중국에는 없다, 이인철 외 9명, 2004년 초판


1. 머리말 중

: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 중화적 세계질서의 재현을 원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명분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주변 국가들에 대한 통제력 강화 및 만주지역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의도이다. 향후 중화 중심의 동아시아 혹은 아시아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전 단계의 정지작업일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연구(동북공정)는 궁극적인 신중화 제국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2. 고구려는 중국과 대등한 정복국가 중(37P)

: ..... 조선 인민은 그에 대한 (만주)수복의 뜻이 마음속에 있다고 하였으니, 중국 측으로서는 언제인가 조선이 고구려의 영토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을까 우려할 법하다......


3. 고구려는 중국과 대등한 정복국가 중(40P)

: .....너도 나도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에 유학하고, 중국을 오간다면 한예민족이 한족漢에 동화될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소리 없는 전쟁으로, 그러한 상태가 지속하면 우리 한예민족은 앞으로 100년을 넘기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 것이다.


고구려 전성기 영역지도고구려 전성기 영역지도

(출처 : 윤명철 교수의 고구려 이야기)


☆ 광개토대왕이 중국인이라고?, 강선 외 19명, 2004년 초판


1. 개혁개방 이후 '소수 민족' 대책에서 출발 중(27P)

: .....결론부터 말하면 한반도에 어떠한 급격한 변화가 닥칠 경우 이에 개입할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고구려사 왜곡에 나섰으리라는 것이다. 현재의 북한 지방은 과거에 고구려가 자리했던 곳인데, 그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 정권'에 지나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한반도에 직접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2. 천연자원 풍부한 '한민족 시련의 땅' 중(59P)

: .....재중 교포를 '가난한 중국인'으로 박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한민족'으로 포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중 교포를 진정한 한민족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동북공정'은 사상누각으로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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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득이 최대 목적경제적 이득이 최대 목적

(출처 : 바이두 이미지)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원형의 문제라는 둥, 역사적인 정당성이라는 둥, 뭔지 모를 해륙사관?, 너도나도 중국어를 배우다가 우리 민족이 사라진다? 핀트를 잘못 잡았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국민적인 관심인데, 국민적 관심을 끌려면 쉬운 말로 쉽게 써야 합니다.


위에서 제가 인용한 부분은 책의 앞부분, 즉, 사람들이 펼쳐보았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부분입니다. 더욱이, 만주 수복이라는 문단을 읽고 코웃음 치며 "이거 뭐야"라며 책을 덮는 사람도 많았을 겁니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아서 이게 정말 위기인지 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대고구려 역사 중국에는 없다에 보면,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박선영 교수님의 글이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돈결국 문제는 돈

(출처 : 医务人员携带美元货币符号概念的经济学)


"동북 프로젝트와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라는 제목의 글인데, 이 글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중국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보호하기 위함.

북한의 개방과 함께 경제적 성장을 위한 하나의 방편.

중국 동북부 일대의 사람들이 오로지 경제 개발을 위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기 위함.

중국 내 여러 이민족 간의 경제, 사회, 교육, 세금 정책에서의 불합리한 차별 해소.


뭐... 아주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동북공정이 단순히 역사 왜곡이 아니라, 중국이란 국가가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심각한 분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편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일반인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해양사관이니 뭐니 일반인들은 "내가 알게 뭐야"라는 식으로 나오지, 애국심에 재미없고 무슨 말인지도 모를 내용이 담긴 책을 오래도록 읽어주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먹고 살기 힘든 와중에 정체성의 자각이라느니 이런 표현은, 그저 배부르고 등이 따신 사람들이 하는 여유로운 소리라고들 생각하겠죠.


중요한 건 재중 교포 문제인데, 오원춘과 같은 사람들의 심각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2004년이야 괜찮지만, 요즘엔 재중 교포, 조선족들에 대해서 조심스레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우리 역사에 관심을 두는 국민들이 증가하는 것이지, 저렇게 어려운 표현을 써가며 만들어진 책을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게 아닙니다.


중국에 소개 된 환빠의 지도중국에 소개 된 환빠의 지도

(출처 : 瞧瞧——韩国人干的那点龌龊事(二))


추가로, 이덕일 씨의 동북공정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글은 일반 신문의 사론만도 못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역사 쪽으로 관심이 있어서 저 책들을 읽었지, 관심이 없다면 읽지도 않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지만 저 책들은 그 요구에 맞지 못합니다.


물론 학술적으로 접근해서 논리적으로 중국 측의 억지를 논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그렇고 당시도 그렇고, 오로지 학술적으로만 접근하니, 국민적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지죠. 지금도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10년 후엔 관심 두는 사람조차도 찾기 힘들 겁니다.


정말 동북공정에 대응하고 싶다면, 국민적 관심을 끌어낼 아이템부터 준비하는 게 순서가 아닐지요.


ps. 고구려가 고구려현縣에서 시작했기에 중국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는데, 이건 기본 전제가 잘못된 겁니다. 민족이 분리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수천 년 전 역사를 들먹이며 중국 역사라 부르는 건, 잘못된 태도입니다.


※ 지난 2012년 6월 11일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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