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궁형이란 치욕을 받다 (전한시대 한무제의 분노)
한서漢書 (전한시대 역사서)
누에를 치는 자는 따뜻한 곳에서 누에가 빨리 자라기를 원하므로 누에를 밀봉된 방에 넣어두고 불을 지피게 마련이다. 부형腐刑(남자를 거세하는 형벌, 사마천 궁형 시에도 마찬가지)은 죄인의 몸에 바람이 들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밀봉된 장소에서 행해졌으므로 그곳을 잠실蠶室(궁형에 처할 사람을 가둬두는 곳, 한무제는 바로 이곳에 사마천을 가둠)이라 불렀다.
청나라 저인획, 견호솝직의 부인유폐편 (睽人獲, 堅瓠續集, 婦人幽閉)
갈석잉담碣石剩談에 '여자를 탁규椓竅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탁椓은 여형에 나오는 말로 순전舜典의 궁형과 같은 뜻이다. 남자는 거세하고 여자는 막는 것을 이른다.
... '탁규'하는 방법은 나무망치로 여자의 배를 내려친 다음 아래로 무언가 떨어지면 그 음문陰門을 막는 것이다. 오직 용변을 볼 수 있을 뿐 사람이 들고나는 곳은 완전히 폐하는 것이 바로 '막는 방법'이다.
한서 사마천전(漢書 司馬遷傳)
무릇 대아大雅에서 '명철해야 보신할 수 있다'하였으니,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지식인의 병통
지식인의 병통이란 항상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스스로 대단한 인물인 것처럼 착각하는 데 있다. 그래서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멋있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자 하는 법이다.
그는 자신이 나서서 한무제에게 이릉(흉노와의 전쟁에서 패하자 투항)을 변호하지 않으면 정의를 실현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말했다. (결과는 사마천 궁형)
첫째, 이릉은 오천도 안 되는 군사를 이끌고 적진 깊숙이 들어가 ... 오랑캐를 들쑤시며 억만 군사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둘째, 이릉은 타인의 사력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비록 옛 명장이라도 그를 능가할 수 없습니다. 몸은 비록 패전하여 항복했지만, 그 기개로 볼 때 후에 적당한 때가 되면 반드시 한 왕실에 보답할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그가 적을 물리친 공적만큼은 천하에 드러낼 만합니다.
셋째, 이릉은 천 리에 달하는 싸움터를 다니느라 어스내 화살을 모두 잃고 막다른 길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지원군이 제때 당도하지 않아 병사들 가운데 죽거나 다친 자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사마천의 고뇌
1. 명군(전한 효무제 = 한무제)께서는 내가 이사 장군을 몰아세우기 위해 이릉을 변호한 것으로 오해하시고 나를 감옥에 가두셨다. (한나라 효무제에게 당시 총애를 받던 이사 장군 이광리)
2. 장은 하루에도 아홉 번이나 꼬이고, 집에 머물 때는 정신이 아득하여 뭔가 잃어버린 듯하고, 집 밖을 나서면 어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식은땀이 흘러 흥건히 옷을 적신다.
3. 형을 받은 후에 중서령中書令(전한시대 황제의 측근에서 서무를 총괄하고 간쟁을 담당한 벼슬. 오늘날의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이란 촉망받는 자리에 올랐다.
4. (옛 친구 익주자사 임안任安에게 보낸 편지 중) 심히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 같아 비통하고 또 비통하다
5. 향당의 웃음거리가 되고 조상을 욕보이는 일이니, 부모의 묘를 무슨 면목으로 다시 찾아뵐꼬!
사마천 궁형
중국에서 '궁'형은 노예 봉건제 초기에 성행한 제도이다. 이 형벌은 남녀의 생식기를 자르거나 훼손함으로써 남은 일생을 치욕 속에서 보내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한 무제는 기상천외하게도 '상대부上大夫에게 이 형벌을 내리지 않는 시대'에 참수나 다른 형이 아는 '궁'형을 내렸고, 국사관國史館 관장이자 국가 도서관 관장이었던 한 남자는 그때부터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잃은 채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삶을 살게 되었다.
이는 지독히도 악랄하고 철저히 파괴적이어서 천민들에게도 웬만하면 쓰지 않은 방법이었다.
ps. 하늘이 내린 폭군답게 사마천을 즉흥적으로 거세했고, 말년엔 무모한 전투로 국력도 많이 소비했던 한무제입니다. 덕택에 사마천은 평생을 치욕 속에서 살아야만 했네요.
출처 : 중국 문인의 비정상적인 죽음
사마천 궁형이란 치욕을 받다 (전한시대 한무제의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