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죽마고우가 과연 친한 친구를 의미할까? [환온의 성격상 그렇진 않다]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1. 4. 08:07

은후殷候(은호, 殷浩)가 면관免官(여기선 파면을 의미)되어 서민이 되었을 때, 환공桓公(환온, 桓溫)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어렸을 때 연원淵源(은호)과 함께 죽마竹馬를 타고 좋았는데, 내가 놀다가 (죽마를) 버리면 언제나 그것을 주워서 타곤 했었지. 내 앞에서 머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 (1)


죽마를 타고 노는 어린 아이죽마를 타고 노는 어린 아이

(이런 느낌인 건가?, 출처, 바이두 백과)

 

유효표의 주.


(1) 속진양추续晋阳秋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간문제簡文帝(사마욱)가 정치를 보좌하고 있을 때, 은호를 발탁하여 양주자사楊州刺史로 삼고, 환온에게 대항시키고자 하였다. 환온은 평소 은호를 가벼이 보았는데 아주 태연했다.'


주해


은후기폐殷侯旣廢 - 은호는 중군장군中軍將軍, 가절假節, 도독양예서연청오주군사都督揚豫徐兗青五州軍事로 북정 했는데 실패하고, 사이가 안 좋았던 환온의 상소 때문에 파면되고 서민으로 강등되었다. (진서 권77 은호전)


보정輔政 - 진서 은호전에서는 은호가 발탁된 것은 간문제가 제위에 있을 때라고 했다.


세설신어 中, 품조品藻(인물을 비교하고 우열을 가림으로써 품평을 가하는 일)편 38화

세설신어 中, 안길환, 명문당, 421p~421p


죽마를 타는 어른들죽마를 타는 어른들

(어른들 죽마, 출처, 바이두 백과)


당시 환온은 파촉의 성한을 멸망시키고 당당하게 귀국하는 길이었습니다. 조정에선 환온을 견제하기 위해 은호를 발탁했는데, 세설신어의 다른 편을 보면 조정의 대처에 대해 환온이 크게 화를 냈다고도 합니다. 환온은 조정의 대처에 대해선 크게 화를 냈으나, 정작 은호에 대해선 깔보았다는 뜻이 되겠군요.


이후에 유담과는 이런 느낌의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유담아, 근데 말이야, 황제 쩔지 않아?"


"쩔긴하는데 2류 잖아요."


"뭐? 그럼 1류는 누군데?"


"당연히 저희죠 ㅋㅋㅋ"


이런 환온의 성격과 주변 인물들의 환온 추켜세우기 행태를 고려해 보건데, 죽마고우를 오래된 친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게 올바른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나무 위키에서 걸어놓은 죽마고우 링크를 보면 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1. 어렸을 때의 벗. (소꿉동무)

 2. 어렸을 때 친하게 사귄 사이.

 3. 어렸을 때부터 오랜 친구.


2번만 빼면 1, 3번은 의미가 통하긴 합니다. 근데, 보편적으로 죽마고우라 하면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불알친구란 인식이 강해요. 아무래도 죽마고우란 의미에 대해선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