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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10국 혼란기를 다룬 책, 오대십국지 (송태조 조광윤이 통일)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6. 11.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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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10국 혼란기를 다룬 책, 오대십국지 (송태조 조광윤이 통일)


삼국지 다음 이야기의 저자인 신동준 씨의 5대10국 주제인 책입니다.


혼란스러웠던 당나라 말기부터 송나라의 건국까지를 다룬 책은 여태 없었습니다. 독자들이 혼란기인 오대십국 시대를 접하려면, 상대적으로 출간된 책이 많은 요나라와 금나라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거나, 자치통감 등의 1차 사료를 봐야 했었죠. 그게 아니라면 커다란 그림이 잔뜩 박힌 그림책을 봐야 했습니다. (초중생용 역사 만화책)


신동준씨의 오대십국지는 이런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단비와 같은 책입니다. 당나라 말기의 난세와 5대10국의 시작을 모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대십국五代十國


제가 이 시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책 자체의 오류나 무리한 주장 등에 대해선 언급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이 시기를 다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오대십국지는 자치통감의 기록을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합니다. 구오대사, 신오대사, 송사, 요사, 금사 등의 여러 사료를 두루 인용되었죠. 독자들 스스로 이 시대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저자가 친절하게도 많은 사료를 인용하여 난세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습니다.


5대10국 오대십국지 조광윤[5대10국] 송태조 조광윤


역사에 관심만 많은 아마추어 독자들은 저자인 신동준 씨가 언급한 저런 1차 사료를 읽어서 해석하고 머릿속에 그 시대를 그려나가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너무나도 어렵죠.


머리말 중,


"지금이라도 오대십국이라는 용어는 응당 폐기하는 게 옳다. 5호16국 시대를 폐기한 것과 같은 논리다. 주전충이 후량을 세운 이후의 시기만을 지칭하는 오대십국 용어 자체가 사람들이 후기 당나라와 오대십국이 마치 별개의 시기인 양 착각도록 만들고 있다.


후한 말기에 황건적의 난을 계기로 군벌이 난립하는 삼국시대가 1백 년간 전개됐듯이 안사지란을 계기로 절도사가 난립하는 번진 군벌세력의 시대 역시 150년 동안 지속했다. 당나라가 공식적으로 패망한 이후의 시기만을 특정해 오대십국으로 지칭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오대십국지 신동준 5대10국[5대10국] 오대십국지, 신동준


실제로 번진 군벌세력이 발호하는 당나라 후기부터 오대십국까지의 시기를 번국시대로 명명할 경우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립이 가능해진다. 이런 문제 제기는 안사지란 이후 후량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시기를 당나라의 시기로 간주한 기존의 접근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화북 일대를 지배했던 후량梁, 후당唐, 후진晉, 후한漢, 후주周를 일컬어 '5대'라 표현한 건, 남송의 역사가들이었습니다.


명나라의 왕부지도 독통감론에서 이를 비판했었다고 합니다.


"소위 5대 용어는 송나라 사람들이 멋대로 만들어 붙인 것에 불과하다."


이 시기는 마치 도쿠가와 집안이 천황을 제어하던 일본의 막부 시대와 비슷합니다.


5대10국 오대십국지 송나라 건국[5대10국] 오대십국지, 신동준


각 지방에 할거하여 토황제土로 군림하던 절도사들이 당나라 황실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으나, 어느 때엔 황실을 향해 칼을 겨누기도 했으며 절도사들끼리 이권 다툼이 벌어져 황제가 중재할 수 없는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군벌 세력이 본격적으로 할거하며 세습을 시작한 건 안녹산의 난(755) 이후입니다.


안녹산, 사사명, 주차(주도의 형), 이희열 등의 절도사와 위박, 성덕, 노룡으로 일컬어지는 하북 3진鎭의 절도사들은 마치 독립 왕조처럼 분리되어 당나라 조정의 명을 따르지 않습니다.


안사의 난 이후 수많은 절도사가 이해관계에 따라 전쟁과 화해를 거듭하다 5대라 일컬어지는 국가가 탄생했으나 실은, 이전에 할거한 절도사들의 독립에 대한 연장 선상으로 봐야 합니다.


후량의 주전충이 당나라 황실을 무너뜨린 이후 조광윤이 송나라를 건국할 때까지의 50여 년 역사를 5대 10국으로 보아선 안 되고, 안사의 난 이후를 번국시대라 일컬으며, 5대와 10국을 그 연장 선상으로 보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안사의 난 이후 당나라 조정은 이미 힘을 크게 상실해 다른 번진 더욱 조금 더 큰 하나의 번진에 불과했습니다.


오대십국지 책의 흐름


혼란기 5대10국 송태조 조광윤[5대10국] 혼란기의 종지부는 송태조 조광윤


책의 1장에선 당나라 조정이 왜 무너졌는지를 다룹니다. 고력사를 비롯해 환관 정치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계기로 군벌들이 성장한 배경을 설명하죠.


2장과 3장, 4장에선 이미 지방의 토황제로 군림한 군벌 간의 전황을 설명합니다. 종종, 고구려 출신인 당나라 사람 이정기를 밑도 끝도 없이 띄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행히 신동준 씨는 그런 면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다행입니다.


이정기의 번진에서 고구려, 발해, 신라 등에서 시행하던 제도와 문물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이유로, 고구려 계승 의식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정기 이전에도 그랬었고, 그 이후에도 산동 반도 일대의 절도사들은 외교 정책상 이정기처럼 고구려, 발해, 신라 등의 제도와 문물을 시행했었습니다.


이는 계승 의식과는 무관한 정치와 경제 활동 일부일 뿐이었습니다.


5장에선 거란이 언급됩니다. 비록 석경당과 관련된 16주 이야기에 그쳤으나 분량 면에선 만족스러워요. 어차피 이 책은 당나라 말기부터 조광윤이 송나라를 건국하는 시기까지의 이야기니깐요.


조광윤 송나라 5대10국 통일[5대10국] 혼란기의 종지부는 송태조 조광윤


6장은 개인적으로 아주 아쉬웠어요. 너무 허무하게 끝났으니깐요. 정말 송나라가 세워지니 바로 끝나요... 아쉽네요... 증보판이 나오길 바라야 할까요?


ps1. 이 책의 특징은 e북으로만 판매되는 점입니다. 단돈 만 원으로 200여 페이지의 e북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s2. 근데 표지가 너무... 


5대10국 혼란기를 다룬 책, 오대십국지 (송태조 조광윤이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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