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영화 속에서 묘사된 조조의 신도시 업도 [조조, 황제의 반란 속]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6. 12. 17. 04:00

이전 포스트를 통해 조조의 업도에 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서울 인근 대도시에 어마어마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서울을 하나 더 만든 셈입니다. 그만큼 조조는 이 업도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고, 3세기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조조를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로 업도(업성)가 꼽히기도 합니다.


[조조가 아꼈던 업도가 옥수수밭에 묻히다 [클릭]]

[업도를 중국의 중심으로 만들었던 조조 [동작대 빙정대 금호대 3대] [클릭]]


업성의 가장 큰 특징은 성의 서북쪽에 위치한 삼대三臺입니다. 동작대銅雀臺를 가운데 두고 북의 빙정대冰井臺와 남의 금호대金虎臺가 그것이죠. 삼국시대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업도의 삼대를 묘사한 적은 없었는데, 조조 황제의 반란이란 영화에서도 딱히 표현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업도 자체를 너무 작게 복원했다는 느낌이네요. (제작비 문제로 어쩔 수 없었겠지) 우선, 만화 창천항로에 나온 업도의 관부 모습입니다. 먼저 보시죠.


창천항로의 업성창천항로의 업성


조조는 업도의 관부로 향하는 계단을 높게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조조는 여러 부와 시를 지었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여러 조서도 적었습니다. 조조에게 이 도시의 의미란 그저 행정부의 역할을 담당하는 집행 도시의 의미가 아닌, 미래와 과거를 잇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도시였습니다. 이곳에서 위국魏의 세자로 조비를 지목했고, 여러 아들에게 특별히 만든 칼을 내리며 문무를 겸비할 것을 주문했었죠. 조조 말년엔 위풍이 업도에서 반란도 일으켰습니다. 천자가 있는 허도가 아닌 업도에서 말이죠.


영화 조조, 황제의 반란은 업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릅니다. 문제는 업도만 나오고 다른 도시는 아예 나오지도 않으며 영화 자체가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입니다. 재미가 없어요. 그래도 업도를 이렇게까지 표현한 영화나 드라마는 없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기도 합니다. 이전 포스트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중국 게임 호표기에선 아주 세밀하게 복원해 게임 속에 담아냈죠.


자, 일단, 영화에 나온 성문과 관부를 잇는 다리를 보시죠. 특이하게 해자가 성안에 있습니다.


업성 측면 샷업성 측면 샷


업성 측면 샷2업성 측면 샷2


업성 측면 샷 안개업성 측면 샷 안개


영화는 별론데 영상이나 업도의 모습은 기억에 크게 남는단 말이죠. 다음은 아래에서 관부를 올려다본 사진입니다.


위로 올려다 본 업성위로 올려다 본 업성


정면 업성정면 업성


밤에 업성으로 모인 인물들밤에 업성으로 모인 인물들


세트장 만드느라 고생한 영화 관계자의 노고가 보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평양성 등은 제작비 문제인지 고증이나 세트장 스케일이 너무 작아 실망입니다만, 반대로 중국 사극이나 영화에선 그나마 스케일이 크죠. CG도 없이 저걸 모두 만들었습니다.


게임이나 영화나 관부로 오르는 계단이나 건물 형태는 거의 똑같아요. 같은 시기의 건물이니 비슷하게 복원했을 테고, 창천항로의 계단은 오히려 과장된 측면이 강하죠. 합리와 실용으로 대표하는 조조의 성격상 저런 긴 계단은 비합리적이라 조조와 맞진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아래는 관부에서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정면에서 바라본 업성정면에서 바라본 업성


업성의 계단업성의 계단


업성 밤의 야경 정면 샷업성 밤의 야경 정면 샷


세트장 이쁘긴 이쁘네요. 참고로 바로 아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평양성의 세트장 모습인데, 저 말도 안 되는 성벽의 높이와 애들 장난감 정도로 보이는 공성 무기들은 할 말을 잃게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 관련 드라마, 영화들은 하나같이 저렇네요. 물론, 성룡의 돈 낭비인 영화 양문여장도 평양성 수준이긴 합니다. 중국 사극인 위나라의 여인이었나? 제목은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데, 그 사극도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기본적인 고증이나 세트장에 투자하지 않은 대가겠죠.


영화 평양성 세트장의 아담한 모습영화 평양성 세트장의 아담한 모습


다음은 관부 앞에서 열린 연회의 모습입니다. 연회 한다고 장식물들을 걸어뒀는데, 예쁘네요. 실제 조조가 지었던 업도는 훨씬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했겠지만, 이 정도로 업도를 복원한 영화는 이게 처음이라 신기한 느낌도 많이 드네요. 


업성의 연회업성의 연회


업성 연회 멀리서업성 연회 멀리서


다음은 업도 내부의 모습. 목간을 저 높은 곳까지 과연 꽂아서 사용했을까요? 아무래도 소품 정도로 사용하려다 보니 억지로 넣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하여간에 영화 스토리는 정말 별로였는데 영상은 정말 좋았습니다.


업성 내부업성 내부


다음은 용과 조비. 저는 게임, 신삼국지, 예전 삼국지 통틀어 이 영화의 조비가 가장 마음에 드네요. 숙부 조홍에게 보여준 찌질함과 아버지를 닮아 색을 밝히는 모습과 황제가 되려는 야망까지 이 케릭터가 한꺼번에 보여줬습니다. 업과 허도를 오가는 그의 심정이 잘 느껴졌어요. 그렇지만, 다시 언급하지만, 이 영화 전체적인 스토리가 정말 별로입니다.


밤의 업성. 용 동상밤의 업성. 용 동상


밤에 업성으로 들어온 조비밤에 업성으로 들어온 조비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피날레. 조조, 황제의 반란은 왜 망작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계단이 갈라진다계단이 갈라진다


거기서 조조가 나온다거기서 조조가 나온다


계단이 갈라지고 그 속에서 조조와 병사들이 나옵니다. 아... 할 말을 잃게 됩니다. 당시 업도엔 요즘의 건설, 기계 공학, 전자과 출신의 우수 인력이 존재했었나 봅니다. 전기가 필요한 각종 장비를 이용해 만들었을까요. 저런 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충혜왕과 기황후를 소재로 한 MBC 사극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역사 왜곡 수준이랄까요.


영화 조조, 황제의 반란은 졸작이라 크게 실망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복원된 업도의 모습엔 손뼉을 치고 싶습니다. 허베이성에서 업도를 복원하여 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지금 열심히 복원하는 중인데, 그 모습도 기대가 됩니다. 일단, 2011년 현지 기사에선 현재의 유적지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했었습니다. 현재는 제가 맨 위에 남긴 다른 포스트의 내용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외부에 공개해놓은 상태고요. 다만 동작대와 같은 삼대의 복원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