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오자서 열전의 서사구조 (복수의 결과) 下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6. 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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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광光이 오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위에 오르려는 속셈이 있음을 알아차린 오자서는 대외적인 일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여기고는 공자 관에게 전제라는 사람을 추천하고, 자기는 물러나 태자 건의 아들 승勝과 함께 초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사마천 저, 정범진 외 역, 위의 책, pp.48~49.)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오자서는 맹목적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것이 아니라 시류를 읽고 또 그 시류가 자신에게 유리할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것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시류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부분까지가 상승부로서 오자서가 시련을 견디고 복수를 이룰 힘을 가지게 된다.


오나라의 병사들이 영郢에 입성하였을 때 오자서가 소왕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초 평왕의 묘를 파헤쳐서 그의 시신을 꺼내어 300번이나 채찍질한 후에야 그만두었다.


초평왕을 채찍질하는 오자서

(출처 : 伍子胥的故事:伍子胥一夜白头 伍子胥鞭尸复仇)


신포서는 산중으로 도망친 후 사람을 보내 오자서에게,


"그대의 복수는 너무 심하구나. 내가 듣기로는 ‘사람이 많으면 한때 하늘을 이길 수 있으나. 일단 하늘의 뜻이 정해지면 사람을 무찌를 수도 있다.’라고 하는데 일찍이 평왕의 신하로서 친히 북면하여 평왕을 섬겼던 그대가 지금 그 시신을 욕되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천리에 어긋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라고 전하게 하였다. 그러자 오자서는


"나를 대신해서 신포서에게 사과하고 ‘해는 지고 갈 길이 멀어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해주게."


라고 하였다. (사마천 저, 정범진 외 역, 위의 책, p.51.)


오자서는 묘를 파헤치고 시신에 채찍질한 행동이 천 리에 어긋난 행동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자서는 신포서에게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스스로 시간이 없음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것은 오자서가 자신의 종말을 암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자서는 평왕의 시신에 채찍질하는 것으로 오자서 열전은 정점을 달하는데 이런 오자서의 모습은 비극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나라의 태재 백비는 원래 오자서와 사이가 나빴으므로 오자서를 참언하였다.


"오자서의 사람됨은 고집이 세고 사나우며 인정이 없고 시기심이 강하니, 그가 품고 있는 원한이 큰 화근을 일으킬까 근심스럽습니다.

예전에 왕께서 제나라를 공격하시려고 할 때 오자서가 안 된다고 하였지만, 왕께서는 결국 제나라를 공격하여 큰 공을 이루셨습니다. 오자서는 자신의 계책이 쓰이지 않은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오히려 원망을 품었습니다. (중략) "


사신을 보내 오자서에게 촉루라는 이름의 명검을 내리며 “그대는 이 칼로 죽어라.”라고 하였다.


오나라 간신 백비오나라 간신 백비

(출처 : 2016元旦游荣成——备受争议的奸臣警示馆)


오자서는 하늘을 우러러보고 탄식하며,


"아! 참신 백비가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거늘 왕은 도리어 나를 주살하시는구나. (중략) 그러나 지금 그는 아첨하는 간신의 말을 듣고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


라고 말하였다. (사마천 저, 정범진 외 역, 위의 책, pp.54~55.)


뛰어난 인물이었던 오자서는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간신 백비의 모함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것은 오자서의 아버지였던 오사의 죽음과 놀랍도록 닮은꼴이다. 오자서는 결국 자신의 꿈이 좌절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다.


오자서의 죽음으로 사실상 오자서 열전은 결말을 맺는다고 볼 수 있다. 오자서의 비극적인 죽음은 전설과 같은 형태를 보이는데 전설의 주인공은 한정될 수 없는 여러 종류의 인간이지만 그의 행위는 인간과 인간 또는 인간과 사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않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전설의 주인공은 예기치 않던 관계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경향 많다. (장덕순, 조동일, 서대석, 조의웅, 구비문학개설, 일조각, 2007, p.42.)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도 이런 양상을 찾아볼 수 있다.


오나라 정치인 오자서

(출처 : 端午节到底是为了纪念谁)


연민의 감정은 부당하게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환기되며, 공포의 감정은 부당하게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환기된다. 덕과 정의에 있어 탁월하지는 않으나 악덕과 비행 때문이 어느날 어떤 과실 때문에 불행을 당한 인물이 곧 그러한 인물인데, 그는 오이디푸스나 튀에스테스나 이와 동등한 가문의 저명 인물들처럼 큰 명망과 번영을 누리는 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리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인물이거나, 혹은 그보다 훌륭한 인물이어야지 그보다 열등한 인물이어서는 안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저, 천병희 옮김, 『시학』, 문예출판사, 2002, pp.78~80.)


위의 전설과 비극의 예와 같이 오자서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자신의 악덕이나 비행이 아니라 간신인 백비의 농간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들은 오자서가 예견하지 않았던 상황이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오자서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으므로 오자서에 대한 연민을 품게 되고 오자서가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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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본 오자서 열전의 복수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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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학으로 본 「오자서열전」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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