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유권자들이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5. 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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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자치통감을 완역하시고, 역사 대중화를 위해 많은 글을 쓰고 계시는 권중달 명예 교수님의 글을 인용합니다. 자치통감에 대한 많은 글이 올라와 있는 통감닷컴은 여러모로 좋은 사이트입니다.


아랫글은 통감닷컴의 "자치통감 이야기" 카테고리 중 95화와 96화에 해당합니다.


<제95화> 가짜가 판치는 세상, 이를 걸러낼 책임 [클릭]


중원 땅은 한족漢族만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漢이 망하면서 이른바 북방지역에 살던 오호五胡가 중원지역으로 내려왔다. 그래서 한족들은 남쪽으로 쫓겨 가서 남조南朝를 이루었다. 


이렇듯 한왕조가 망하니 세상은 혼란해졌고, 이런 혼란을 피하여 산속으로 들어가서 노장老莊사상을 공부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와 발맞추어 역시 세속을 벗어나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불교도 번성하였다.


남북조 시대 여성의 옷남북조 시대 여성의 옷

(출처 : 组图:秦汉以来中国女性服装变迁史)


사실 불교는 이미 전한 말에 들어왔고, 후한대에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때에는 유교를 이념으로 삼고 있어서 그다지 번성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위진시대에 오면 서역西域으로부터 많은 승려가 중원으로 들어왔고, 불경도 한문으로 번역되었으며, 승려는 최고의 지식인으로 대우받았다. 그래서 남조에서는 재상으로 승려의 찻물을 끓여 대접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승려가 최고의 지식인으로 대우받게 되자 황제들은 승려에게 자문을 받고 정치를 하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후조後趙를 세운 석륵石勒은 지금 인도인 천축天竺에서 온 승려인 불도징佛圖澄을 알게 되었고, 그의 자문을 받아 정치를 하였다. 그런데 불도징이 앞으로 일어날 일의 성패成敗를 미리 맞히는 일이 많아 황제가 된 석륵은 불도징을 극진히 공경하였다.


석륵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석호도 역시 불도징을 삼가 섬겨서 그에게 비단옷을 입게 하고, 화려한 연輦을 타게도 하였다. 조회가 열리는 날이면 태자와 여러 공작公爵들이 그를 부축하여 계단을 오르게 하였으며, 반드시 ‘대화상大和尙’이라고 존칭을 사용하여 불렀다.


승려 불도징승려 불도징

(출처 : baike 백과)


온 나라가 모두 불도징을 공경하여 그가 있는 곳이면 그쪽으로 침을 뱉지도 않았다. 이렇게 승려가 대우를 받자 사람들은 다투어 절을 지었다. 머리를 깎고 출가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사회적으로 승려를 대우하는 풍조가 일자 승려에게는 부역까지 면제해 주며 우대했다. 


이쯤 되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운 부역을 담당하기 싫은 사람 가운데 약삭빠르게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는 사람이 생겼고, 또 그 숫자도 많아졌다. 산속에 들어가서 수행을 하기 위하여 삭발하고 출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역을 피하려고 삭발을 하였다. 말하자면 가짜 승려가 늘어난 것이다.


승려를 우대하는 정책에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황제인 석호도 이를 우려하였다. 대신들 가운데서도 이를 비판하고 나라를 위하여 걱정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대로 둘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드디어 명령하였다. ‘앞으로 출가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허락을 받아라.’ 드디어 마음대로 출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석호는 스스로 불교를 좋아하였지만 머리만 깎은 가짜 승려를 배척한 것이다. 


어느 시대건 국가나 사회에 기여하는 부류에 대하여서는 일정한 정도 대우를 하게 된다. 그것은 옳은 정책이다. 기여한 만큼 대우해 주는 것은 그 사회의 예의이다. 문제는 어느 부류에나 국가나 사회가 대우해 준다는 이익만을 노리는 가짜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족의 오랑캐 식문화 벽화한족의 오랑캐 식문화 벽화

(출처 : 汉人胡食画像砖)


우리 사회에는 지금 너무 가짜가 많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담당하기에 교수를 대우해 주었더니 정치를 하러 나선다. 정치를 하라고 국회의원을 대우해 주었더니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다. 성직자여서 많은 사람이 대우해 주었더니, 엉뚱하게 돈벌이를 하거나, 정치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자기 할 일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들이 모두 이 시대의 가짜들이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


지금 가짜를 걸러내는 것은 예전처럼 황제가 있던 시대가 아니고, 국민이 주인인 세상이니 민초들이 해야 한다. 교회와 절에서는 신도들이 가짜 성직자를 걸러내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과 감독기관이 가짜를 걸러내야 한다. 그리고 가짜 정치인은 투표로 유권자가 걸러내야 한다. 가짜가 생겨나는 것은 걸러낼 힘을 가진 이들의 잘못이다.



<제96화> 약삭빠른 사예교위를 벌준 석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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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왕조를 건설한 후조는 어떻게 하든지 국력을 튼튼히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한군데로 모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시기에 중원지역의 중심부라고 할 기주(冀州, 하북성의 중남부)에서 황충이 번져 나갔다. 황충이 몰려들어 푸른 잎은 다 갉아먹어서 농사는 다 버리게 되었다.


이 무서운 황충의 재해가 기주에 속한 여덟 군으로 퍼져 나갔다. 걷잡을 수 없는 황충의 피해가 이렇게 널리 퍼졌으니, 후조로서는 큰일을 만난 것이다. 인심은 흉흉해질 수밖에 없었다. 경사(京師, 수도) 지역의 치안책임을 맡은 사예司隸교위로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난폭했던 후조 황제 석호난폭했던 후조 황제 석호

(출처 : 皇帝石虎是个什么样的人?石虎是第几任皇帝)


그 방법을 생각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황충이 번진 것은 태수들이 미리 이를 막지 못한 데 있다. 그러니 이들에게 책임을 묻자. 그러면 조정에서 책임자를 처벌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 되고, 황충에게 농작물을 다 잃고 난 농민들도 마음속으로나마 후련할 것이니, 큰 치안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드디어 사예교위는 후조의 왕 석호石虎에게 건의하였다. ‘황충이 극성을 부린 것은 각 군의 태수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이 건의는 조왕 석호를 위기에서 구할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조왕 석호를 위한 방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건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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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 위치기주 위치


사예교위의 얄팍한 건의를 받은 석호는 ‘만약에 황충으로 벌어진 재앙이 정치적인 잘 못으로 인한 것이라면 최고 책임자인 왕에게 있는 것이지 지방관인 태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이는 모든 정치의 책임을 자기에게 돌리는 고대 정치적 이상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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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하였다. “사예가 정직한 언론을 올리지 아니하여 짐에게 허물이 이르지 않도록 보좌하려 하다가 죄 없는 사람들을 망령되게 모함하려고 하였다. 그러니 그를 백의(白衣)로 직책을 관장하도록 하라.” 관직을 가진 관리가 잘못을 저질러서 관복을 입지 못하고 근무하게 하는 벌을 내린 것이다. 그런 그에게 얄팍한 정략은 통하지 않음을 보인 것이다.


약삭빠른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다. 그러나 이를 바로 보고 벌을 줄 수 있는 높은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다. 그런데 높은 사람은 일이 잘 못 되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서 밑의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 같다.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역사 속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약삭빠른 가짜를 걸러낼 몫은 국민, 즉, 유권자의 것이다.


투표를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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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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