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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일과 오마이뉴스 무리수, 1919년 4월 13일?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6. 12. 12. 11:00

대한민국 건국일과 오마이뉴스 무리수, 1919년 4월 13일?


원래 오마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계속 싫어지네요.



1. 1919년과는 상관없는 논리


만약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건국절이 법제화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과 같은 자들이 '건국공로자'가 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합니다. 노덕술, 일제강점기 당시에 독립투사들을 고문하던 친일경찰입니다. 해방 이후 그는 이른바 '빨갱이 잡는 경찰'로 변모합니다. 독립활동을 하던 약산 김원봉 의열단장을 '빨갱이'라는 명분으로 고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노덕술을 '애국자'로 지칭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노덕술 같은 이 덕분에 내가 두 발 뻗고 잘 수 있다."

해방 이후에 노덕술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훈장을 무려 3개나 받았습니다. 만약 광복절이 건국절로 바뀐다면, 훈장을 받은 것을 근거로 노덕술도 얼마든지 '건국공로자'가 될 수가 있습니다.


친일 청산이 100% 이뤄지지 않은 것엔 이의가 없습니다.


이승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도 이의가 없고요. 그러나, 건국절 논란에 건국공로자 같은 논리를 끼워 넣는 건 억지입니다. 이미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현직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1948년 건국을 축하하는 발언을 했었고, 이미 건국 연도에 대해선 정부에서도 대외적으로 공표한 상황입니다.


이미 오랜 시간 우리는 친일파 청산에 힘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나, 1948년을 건국절이라 지칭한다고 친일 행적이 뚜렷한 사람을 건국 공로자로 만드는 한심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저런 주장은 억지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알고 있는 친일파를 건국공로자로 추앙하는 짓을 할까요? 안 할 겁니다.


친일파 노덕술. 악질 친일파 송진우 암살범을 잡아다 고문친일파 노덕술. 악질 친일파 송진우 암살범을 잡아다 고문


2. 임시 정부는 임시 정부.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그런데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건국절 제정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에 세워진 '신생국가'가 돼버리고 맙니다. 즉,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전혀 상관없는 '신생국가'가 되는 셈이지요.


그것은 1919년에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한다는 뜻입니다. 임시정부를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부정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1948년에 대한민국이 생긴 건 사실입니다. 임시정부의 대통을 잇는다는 것은 헌법에 나와 있습니다.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고구려를 이은 발해의 건국 연도는 bc37년일까요. 아니면 698년일까요.


발해 황제들은 일본에 보내는 서신에 고구려의 왕이라 적을 정도로 고구려의 후신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발해의 건국 연도를 고구려와 같은 bc37년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다른 국가임이 명백하니깐요.

다시 보죠. 우리나라의 건국 연도를 1948년이라 해도 임시정부를 포함한 고조선의 역사까지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 저 기사를 적은 분은 임시정부의 뿌리는 또 어디라 생각하실까요?


임시정부의 성립연도인 1919년을 우리 민족의 시작이라 보면 1919년 이전의 역사는 부정하는 건가요? 임시정부는 안타깝게도, 국민, 주권, 영토라는 국가의 3요소에 대한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임시정부라 하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이게 사실입니다.


국가의 3요소 상해 임시정부(아쉽게도 임시정부는 충족하지 못했음)

(이미지 출처 : http://www.ikoreanspirit.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32)


3. 2번 논리가 억지다 보니


임시정부를 부정하게 된다면 그 악영향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바로 북한의 정통성에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1948년 9월 9일을 건국절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과 건국 연도에 별 차이가 없으니 1919년이 더 낫다는 논리인데... 할 말이 없네요. 이전 논리가 엉망이니 이후 논리도 엉망.


한국의 역사 청동기 근대 현대 중세


4. 시진핑이 언급을 하건 말건 그게 무슨 상관일까.


최근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시진핑 주석이 한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항저우는 한국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30년대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3년 정도 활동했다. (중략)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浙江성에서 투쟁하셨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님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


시 주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항일투쟁에 대해서 언급한 것입니다. 이렇게 타국의 지도자마저도 임시정부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뭘 했을까요?

지난 8월 15일, 광복 71주년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언급하며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자국 대통령이 오히려 자국역사를 부정하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기자의 논리라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모두 임시정부를 부정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논리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억지네요. 처음부터 시진핑이 뭐라 하건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시진핑이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 하면 시진핑이 그렇게 말했으니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 할 셈일까요? 시진핑이 뭐라 하건 그건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죠. 우리.


마지막으로, 국가의 3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입니다. 이걸 공식적으로 얻은 것은 1948년입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되고 이 나라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자의 저런 논리엔 치명적 결함이 있습니다.


1919년에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한다는 뜻입니다. 임시정부를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부정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 독재자시진핑 중국 주석 독재자

(출처 : 시진핑 경제권도 장악, 1인 권력체제구축)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부정하게 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북한이 선전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오로지 미국에 의해서 독립된 나라'로 전락합니다. 임시정부가 행한 모든 독립운동이 현재 대한민국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을사늑약으로 인해 조선은 1905년 주권을 잃습니다. 그리고 임시 정부가 세워지기까지 14년이 걸립니다.


오마이 기자의 논리라면 1906년부터 1918년까지 주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분들은 대체 어디 소속이었을까요? 오마이 논리라면 임시정부완 상관없는 행위인데 이건 또 어떻게 해석하실지? 너무 임시정부의 존재에만 매달려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놓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발해가 고구려를 이었다고 해서 발해의 건국 연도가 bc37은 아닙니다.

견훤의 후백제가 백제를 이었다고 해서 후백제 건국 연도가 백제와 같지도 않습니다.

고려가 고구려를 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죠.


임시정부는 분명히 우리 민족의 독립을 염원하는 당대인들의 희망이자 꿈이었고 임시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영광스런 정부였습니다. 그렇지만 임시 정부의 한계는 너무나도 명확했기에 그냥 정부라 부르지 못하고 앞에 임시란 단어를 붙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왜 임시 정부인지, 그걸 이해 못 한 기자의 억지 논리를 보자니 답답하네요.


ps. 저는 개인적으로 8월 15일은 광복절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분단 중인 상태이기에 건국절보단 광복절이 우선이란 생각.


대한민국 건국일과 오마이뉴스 무리수, 1919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