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고려시대 인쇄술 - 원각류해, 동국이상국집, 팔만대장경 등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7. 22. 06:10

신라의 목판 인쇄술을 이어받은 고려는 불교국가로서의 이념과 체제정비의 수단으로서 인쇄술을 발전시켰다. 특히 중국에서 각종 서적이 대거 수입되고 다라니경을 비롯한 각종 불경, 대장경 등이 거대한 국가사업으로 간행되면서 고려의 인쇄술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1007년에 개성 총지사摠持寺에서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陀羅尼經을 목판으로 인쇄하였으며,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교장敎藏,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팔만대장경)의 간행이 연이어 이루어졌다. 고려 시대는 이 외에도 사찰을 중심으로 각종 경전經典과 고승들의 시詩, 문집文集 등의 간행이 성행하면서 목판 인쇄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목판 인쇄의 융성과 함께 금속활자의 인쇄가 실용화되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금속활자가 창안된 시기에 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상정예문詳定禮文 등의 문헌 기록을 통해 늦어도 13세기에 이미 고려에서 금속활자 인쇄가 실용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물로는 개성에서 발견된 복㠅자와 전자 두 자, 그리고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200여 점이 전한다. 특히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직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로 인정받고 있다.


보협인다라니경. 고인쇄박물관


보협인다라니경

1007년에 개성 총지사摠持寺 주지住持 홍철弘哲이 경전을 불탑 속에 넣어 공양하기 위해 목판으로 간행한 소형의 목판 다라니경이다.


이 다라니경에는 내용을 그림으로 묘사한 변상도變相圖가 삽입되어 있는데, 판화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그리고 2007년에 경북 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木造觀音菩薩坐像의 복장腹藏 유물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목판 원본의 인출상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보협인다라니경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원각류해. 고인쇄박물관


원각류해

목판본, 1376년

송나라의 승려 행정이 원각경의 내용을 8권으로 요약하여 쉽게 풀이해 놓은 책으로, 1376년에 인출된 목판본이다.



고려 시대 금속 활자 인쇄


한국 금속활자 인쇄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13세기 초에는 금속활자 인쇄가 실용화된 것으로 보인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에 수록된 최이의 발문에 의하면, 1239년 금속활자로 간행된 책을 목판으로 다시 새겼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상정예문詳定禮文을 금속활자로 28부를 찍어 여러 관사에 나누어 주고 보관토록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보아 13세기 초에는 한국에서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물이 전하는 금속활자본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직지로 한국이 금속활자 발명국임을 입증해 주는 증거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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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천화상송증도가. 고인쇄박물관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목판본

금속활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최이가 1239년에 번각한 목판본이다.


이 판본은 글자에 나뭇결이 나타나고 있어 후쇄본임을 알 수 있으나, 새김이 정교하여 13세기 초 주자본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비록 목판본이지만 고려 시대 활자인쇄의 시기와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미사색오분계본. 고인쇄박물관


미사색오분계본

소승 부파의 하나인 미사색부의 전승 계율 251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1251년까지 16년에 걸쳐 완성한 재조대장경판으로 조선 초기에 찾았다. 권말에 수기대사의 교정기록과 간계가 수록되어 있다.



고려 시대 목판인쇄


고려 시대는 불교가 국가적인 종교로 정착되어 정부와 사찰을 중심으로 목판 인쇄술이 더욱 발달하였다. 1007년 개성 총지사摠持寺에서 찍어낸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陀羅尼經은 가장 오래된 고려 시대의 목판 인쇄물로, 판본의 글씨나 그림이 정교하여 당시에 이미 판각 인쇄술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음을 짐작게 한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은 고려의 문화적 자존심과 불교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이라는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간행되었다.


대각국사 의천義天은 고려와 중국, 일본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대장경의 연구저석서인 교장敎藏을 간행하였다. 이후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초조대장경과 교장이 불에 타자, 다시 대장도감大藏都監을 설치하고,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을 완성하는 등 고려 시대는 불교 경전과 다양한 분야의 저술이 목판으로 간행되면서 목판인쇄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자비도량참법집해. 고인쇄박물관


자비도량참법집해

목판본, 보물 제1653호

활자본을 번각한 목판의 인본이며, 조판의 형식과 글자의 모양 및 크기 등을 비교하여 이 책의 저본이 된 활자는 직지를 찍은 '흥덕사자'로 추정된다. 이 책을 통해 흥덕사에서 직지 외에 또 다른 금속활자본의 존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간접적이나마 우리나라 금속활자 인쇄의 계통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지장보살본원경. 고인쇄박물관


지장보살본원경

목판본, 1340년

지장경 하권의 제5장부터 제12장까지이며, 권말의 간행기록에 의해 1340년 충청도 계룡산 동학사에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존하는 지장경 목판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인본으로, 지장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 - 팔만대장경


팔만대장경판. 고인쇄박물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동국이상국집 . 고인쇄박물관


동국이상국집. 고인쇄박물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목판본木板本, 13세기

이규보의 문집은 1241년에 아들 함涵이 전집 41권, 후집 12권으로 편집하여 간행하였다. 이후 1251년에 고종의 명으로 손자 익배益培가 분사대장도감에서 증보판을 간행된 바 있는데, 본서는 1241년 금속활자본의 번각본이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의 상정예문발미라는 글에, "금속활자로 상정예문 28부를 인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글은 1234년 무렵에 이규보가 지은 것으로, 13세기 초에 이미 우리나라가 금속활자로 책을 인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