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사

건국절에 대한 생각 (친일 프레임은 잘못, 임시 정부의 한계에 대해)

믿을만한 건강정보 2017. 5. 8. 18:24

1.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광복절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 1945년, 일제 치하에서 벗어났지만, 남북한은 3년 후 분단의 아픔을 겪는다. 이런 불완전한 시대의 특정 날짜를 건국절 또는 광복절이라 불러야 한다면, 나는 광복절에 한 표를 던지겠다. 건국의 의미보단 38년 아픔의 해방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싶다.

2. 왜 친일 프레임으로 옮겨갔는지 너무 당황스럽다. 그저 대한민국이 건국된 날짜를 건국절로 부르자는 것인데 친일 논란이 끼어든다는 게 놀랍기까지 하다. 물론, 대한민국 정부 초기에 친일파들이 가세한 건 사실이나, 이들에게 친일파 대신 건국 공로자란 직함을 내린다는 발상은 그저 지나친 상상력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무식하지 않다.


3. 1919년이 건국이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건 옳지 않은 표현이다. 학술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국가를 구성하는 3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다. 감성에 호소하며 그날이 건국 연도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즉, 실효 지배가 중요한데 임시 정부는 그러하지 못했다.


상해임시정부 주역들 사진


4. 대한민국은 1948년에 건국된 것이 명백하다. 논의할 것이 없다. 다만, 건국절을 주창하는 집단은 대한민국만의 숭고한 가치를 더 높이려는 의도고, 건국절을 반대하는 집단은 남북한이 하나 되지 않았기에 하나 된 대한민국에 더 많은 뜻을 두는 듯하다.


이 자체만 놓고 보면 꽤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위에서도 밝혔듯, 남북한이 아직 하나 된 상황이 아니기에 건국절은 시기상조라 본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5. 건국절이 생기면 독립 운동가들이 친일파가 된다는 논리가 보인다.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근거를 대는 사람이 없다. 민족문제연구소조차도 독립 운동가를 친일파로 만든다는 결론만 주창할 뿐, 근거를 대고 있지 않다.


난 정말 이해가 안 되는데, 건국절이 생기면 왜 독립 운동가들이 친일파가 되는 걸까?


다른 블로거들에게 물으면 "그걸 모르는 너는 친일파야"라고 대답을 한다. 진영 논리에 갇힌 정치병 환자들 말고 정말 논리적인 사람의 답변을 받고 싶다. (사실, 왜 친일파가 되는지 본인들도 모르겠지. 한심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6. 상황이 너무 과격해지고 있다.

건국절이나 광복절이나 표현의 방법에선 나쁠 것이 없다. 그런데, 유독 반대 측에선 1948년 건국 자체를 아예 부정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너무 극단적인 이 상황이 좋지 않다. 일본 미국을 거치며 1948년에 탄생해 국민, 주권, 영토를 실효 지배하기 시작한 건 명백하다.


이걸 왜 부정하고 없애려 하는 거지?


7. 친일 프레임에 이어 이승만까지 등장했다. 나는 이승만이 그냥 정치인으로 살았으면 잘했겠지만, 그에게 대통령이란 자리는 너무 과분했다고 본다.


백범 김구, 상해임시정부 주역


그가 일제 강점기 시절에 해외를 돌아다니며 조선 독립을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선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대에 이승만 추앙한다고 득을 볼 집단이나 단체가 있나? 어떤 행위가 벌어지는 이면엔 달콤한 결과를 얻으려는 명분이 존재한다. 지금 시대에 이승만 추앙해 봐야 달콤한 결과를 얻을 집단이나 단체는 없다.


8. 역사적으로도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란 표현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모두 건국을 위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다. 국민, 주권, 영토를 비로소 얻은 이후에 국가가 성립되었고, 이를 건국이라 표현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엔 대한제국의 상해 임시정부 같은 기관이 없었을까? 있었다. 그런데도 비로소 국가의 3요소를 얻은 연도를 건국 연도라 부른다.


대한민국 상해 임시 정부 부지


9. 결론.

1) 남북한이 분단된 이 시점에 건국절을 새로 만드는 건 반대.

2) 8월 15일은 분단의 아픔을 겪는 이 시대에 광복절로 부르는 것이 맞다.

3) 친일 프레임은 지나친 상상력의 폐해.

4) 역사적, 학술적으로도 1948년에 건국된 것은 사실.

5) 상해 임시정부는 한반도를 실효 지배하지 못했다. 미 군정으로부터 주권을 얻어낸 1948년이 건국된 시점으로 보는 게 학술적, 역사적으로 옳다. 감성에 호소하며 1919년이 건국 연도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6) 오마이는 이와 관련해 억지스런 기사를 냈다. [참고 - 오마이의 무리수. 진짜 건국일이 1919년 4월 13일이라니 [클릭]]


※ 지난 2016년 8월에 씀